달이 지구인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이 3일 저녁 밤하늘에 펼쳐진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며 보름달이 붉게 변하는 ‘레드문(블러드문)’ 개기월식이다.
이번 개기월식은 의미가 깊다. ‘지구에 숨는 달’로 이른바 '지숨달'이 우리 전통 명절인 정월대보름과 겹치며, 하늘에는 우주의 질서가, 땅에는 세시풍속의 의미가 특별한 달밤이 되기 때문이다.
개기월식은 오후 8시 4분부터 시작으로 오후 9시 3분 종료된다. 이때 정월대보름달은 서서히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우주의 시간에 따라 붉게 변한다.
우리나라에서 개기월식 감상에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출 명소가 곧 월출 명소이다. 해 뜨는데 달 뜨기 때문이다. 다만 월출 방향이 일출 기준 서쪽으로 약 14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전국의 개기월식 명소를 소개한다. 월식이 완연한 밤 시간대에 진행되는 만큼, 접근이 쉽고 어둠 속에서도 이동에 무리가 없는 안전한 장소를 우선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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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은 전통과 우주가 같은 밤에 만나는 순간이다. 주홍빛으로 물든 달은 잠시 스쳐 가지만, 그 밤의 기억은 오래 남는다. 이미지 생성=chatgpt |
개기월식 최애 장소
개기월식은 특별한 기술이나 고가 장비 없이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관측 난이도가 낮은 천문 현상이다. 달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빛 공해가 적고, 둘째, 시야가 탁 트인 곳이다. 여기에 쌍안경이나 소형 망원경만 더하면 달이 붉게 변하는 과정과 달 표면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월출 시간과 방향은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웹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 서울|도심 속에서도 충분하다
한강공원(여의도·반포) 북악산 팔각정
■ 경기도|가깝고 안정적인 관측지
수원 광교호수공원·수원화성 수어장대
시흥 시화나래휴게소·달빛전망대
■ 인천|해 질 녘 달을 기다리다
정서진 주차장과 전망대·계양 황어광장
■ 부산|바다 위로 떠오른 붉은 달
오륙도 생태공원·달맞이길 해마루·기장 오랑대
■ 경상도|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하늘
영덕 풍력발전 단지
포항 호미곶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
울산 대왕암과 슬도
영동 월류봉
■ 충청도|물과 달의 조화
단양 도담삼봉
당진 왜목마을
서천 마량포구(등대 방향)
충주 중앙탑
■ 강원도|어둠이 깊을수록 달은 선명하다
강릉 경포해수욕장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상 바다 방향
동해 묵호항·어달해변 물고기등대·추암 해변
■ 전라도|달뜨는 마을의 정취
영광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고창 학원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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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야가 탁 트이고 광해가 적으면 달의 색 변화와 관측 집중도가 높아진다. 서장대에서 촬영한 보름달과 비행기.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개기월식, 이렇게 보면 더 선명하다
개기월식은 특별한 장비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주 쇼다. 하지만 몇 가지 포인트를 알고 보면, 같은 하늘 아래서도 전혀 다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달을 제대로 보기 위한 관측 팁을 정리했다.
■ 일기예보 확인… 가장 큰 변수는 하늘
개기월식 관측 성패는 날씨에 달려 있다. 구름과 해무는 수평선 위로 두둥실 떠오른 달을 가장 야속하게 가리는 존재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기다려보자. 한참을 가리던 구름 사이로 달빛을 환하게 내준다, 그것이 바로 달의 인심이다.
■ 광학 장비…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다르다
개기월식은 맨눈으로도 충분히 관측 가능한 천문현상이다. 하지만 쌍안경이나 소형 망원경을 사용하면 달이 점점 붉게 변해가는 과정과 함께 달 표면의 질감까지 보다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관측의 깊이가 한 단계 달라진다.
■ 달빛 관찰… 또 하나의 숨은 주인공
바닷가나 호수가 있는 곳이라면 달빛 풍경도 놓치지 말자. 월출 후 약 한 시간 정도면 수면 위에서 반짝이는 윤슬이 ‘달빛 소나타’를 이룬다. 최적의 위치는 나와 달이 약 45도 각도를 이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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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를 읽고, 준비를 더하고, 달빛까지 바라볼 때 달밤은 하나의 풍경이 된다. 사진은 달빛에 반짝이는 윤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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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월식 촬영,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다
개기월식 촬영은 전문가의 전유물처럼 느껴지지만, 기본만 지키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몇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다음은 스마트폰 기준 실전 팁이다.
■ 흔들리지 말자… 마음만이 아니다
개기월식은 달의 밝기가 극단적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긴 노출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큰 적은 ‘떨림’이다. 벽, 난간, 기둥 등 주변 지형물을 활용하거나 작은 삼각대를 사용하면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마음만이 아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 사진이 뿌옇다… 렌즈부터 닦자
사진이 뿌옇고 강한 빛줄기가 생긴다면,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스마트폰 사용 중 무심코 렌즈에 묻은 손기름 때문이다. 촬영 전 렌즈를 깨끗하게 닦아주면 대부분 해결된다. 더불어 스마트폰 기능을 활용한 보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과장되게 이야기 하면 사진이 작품으로 변한다.
■ 원 플러스 원… 달에 이야기를 더하다
조금 더 창의적인 사진을 원한다면 전경 요소를 활용해 보자. 나무, 건물, 산 능선 등 풍경을 함께 담아 달의 크기를 강조하면 시각적 효과는 배가되고 완성도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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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림을 잡고, 렌즈를 닦고, 배경을 더하자 보름달은 한층 더 선명한 기억이 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미디어펜=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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