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사망한 고(故) 신해철 씨의 부인 윤원희 씨와 신씨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16일 ‘의료과실’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하현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S병원 전 원장 강모(44)씨의 3차 공판에서는 신씨 수술 후 강씨가 신씨의 상태를 관찰하고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강씨는 신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 등을 한 뒤 복막염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지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로 기소된 바 있다.

부인 윤씨는 신씨가 수술 후 사망 할 때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강씨는 이를 부인했다.

강씨는 수술 후 신씨가 여전히 통증을 호소해 재입원을 지시했음에도 퇴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씨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당연히 퇴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또한 강씨는 수술 후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복부에 비정상적인 가스가 차 장 상태가 정상이 아닐 것이라고 미리 경고 및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윤씨는 엑스레이 사진을 본 적도 없고 설명을 들은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윤씨는 또한 퇴원 3시간 후 신씨에게 38도가 넘는 열이 나 병원에 연락했으나 간호사가 ‘수술 후 나타나는 통상적인 증상’이라고 말했다며 병원 과실을 주장하기도 했다.

강씨는 "(고열에 대해서는) 그날 바로 보고받지는 못했고 다음날 신씨가 다시 병원에 왔을 때 보고를 받았다"며 "당시 정말 38도가 넘는 열이 났다면 잘못된 것 맞다"라고 말했다.

위벽봉합(위축소술) 고지를 미리 했는지를 두고도 양측의 주장은 '못 받았다', '고지했다'로 엇갈렸다.

윤씨는 증언 초반 잠시 울먹이기도 했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고 차분한 목소리로 증언했다.

강씨 측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 중 대한의사협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해서는 "국내에 이 분야 전문가가 없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윤씨는 공판 말미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장에 말에 "배가 아프다며 시작된 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달 20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이날은 신씨 매니저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