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넘기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벽이 너무 높았다. 한국 야구가 17년 만에 오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무대에서 조기 퇴장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천신만고 끝에 C조 2위에 오른 한국은 2009년 이후 17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그렇게 염원했던 전세기를 타고 마이애미로 향했던 류지현호의 여정은 8강 한 경기로 마감했다.
| |
 |
|
| ▲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도미니카공화국에 7회 콜드게임 패재를 당한 후 아쉬움 속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사진=WBC 공식 SNS |
반면 D조 1위을 차지한 도미니카공화국은 투타와 주루, 수비에서 모두 한국을 압도하며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끝내 강력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과 4강전에서 만나 결승행을 다툰다. 미국은 이어 열린 8강전에서 캐나다를 5-3으로 물리쳤다.
한국의 힘든 승부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라운드 4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1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가공할 화력을 뽐냈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순이 없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타자들이 포진했다. 투수력 역시 빅리그 정상급을 자랑했다. 경기는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한국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은 1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지만 2회말을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주자를 내보냈다. 1사 후 후니오르 카미네로에게 낮은 커브를 던진 것이 제구가 잘 됐지만 카미네로가 기술적으로 받아쳐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냈다.
이 때 1루주자 게레로 주니어가 다소 무리하며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볼이 홈으로 중계되는 과정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가 왼쪽으로 치우치며 아웃시킬 수 있었던 주자를 살려줘 첫 실점했다. 고액 몸값의 슈퍼스타 게레로 주니어가 홈에서 살기 위해 방향을 바꾸며 몸을 사리지 않고 슬라이딩하는 장면은 얼마나 야구와 팀 승리에 진심인지 실감케 했다. 그 사이 카네로는 3루까지 갔다.
| |
 |
|
| ▲ 도미니카공화국의 2회말 공격에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몸을 던지는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하며 선제 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WBC 공식 SNS |
아쉬운 실점을 한 류현진은 이어진 1사 3루에서 훌리오 로드리게스를 유격수 땅볼 유도했지만 3루 주자의 홈인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연속 실점하며 흔들린 류현진은 아구스틴 라미레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헤랄도 페르도모,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번째 실점을 했다.
결국 류현진은 1⅔이닝 3피안타 2볼넷 3실점하고 물러났다. 또다른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구원 등판해 케텔 마르테를 삼진 처리하며 일단 급한 불을 껐다.
3회말 한국은 추가 4실점하며 승기를 빼앗겼다. 노경은이 후안 소토와 게레로 주니어(2루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한 후 물러났다. 게레로 주니어의 2루타 때는 소토가 홈까지 파고들며 접전 상황에서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해 득점을 올리는 놀라운 주루를 또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등판한 박영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 2개의 안타를 맞고, 곽빈이 1아웃을 잡으면서 볼넷 3개를 내주며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데인 더닝이 마운드에 올라 소토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 힘들었던 3회말 수비를 겨우 끝낼 수 있었다.
0-7로 점수 차가 벌어진 가운데 한국 타선은 도미니카공화국 선발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에 눌려 만회점을 한 점도 내지 못했다. 3회초 1사 후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처음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받쳐주지 못했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저마이 존스가 첫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곧바로 이정후의 투수땅볼이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정후가 1루 베이스를 먼저 밟아 세이프 타이밍이었지만 1루심이 아웃 선언을 했다. 3회말 소토의 홈인 때 비디오판독 신청을 했다가 실패한 한국은 한 번밖에 없는 비디오판독 기회를 날려 이 때는 다시 비디오판독을 요청하지 못했다. 곧이어 안현민의 우중간 2루타가 나와 앞선 병살 판정이 더욱 아쉬웠다. 1라운드 최고 타격감을 자랑했던 문보경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2사 2루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 |
 |
|
| ▲ 한국 타선을 5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하고 도미니카공화국의 승리를 이끈 크리스토퍼 산체스. /사진=WBC 공식 SNS |
산체스는 5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나 솎아내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한국은 4회 고영표, 5회 조병현, 6회 고우석이 1이닝씩 던지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투수진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타선이 잠잠해 전혀 추격을 못했다.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도미니카공화국의 호수비에 걸려 한 점 내기도 힘들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선발 산체스에 이어 6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알베르트 아브레우도 2이닝을 삼진 3개를 곁들이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0-7로 맞은 7회말 수비, 9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소형준이 2사 1, 3루에서 오스틴 웰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1-1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그대로 콜드게임으로 경기가 끝났다.
| |
 |
|
| ▲ 도미니카공화국이 7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10-0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후 격하게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WBC 공식 SNS |
이번 WBC에서는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 5회 15점, 7회 10점 차가 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2009 WBC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8강에 올라 4강 진출에 도전했던 한국은 8강에서 탈락해 대표선수들은 이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새 시즌 준비를 하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