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쿠팡 이용자수 감소세 둔화…와우 생태계가 탈팡 충격 완화
직매입 상품 경쟁력, 배달앱·OTT 연계 서비스로 ‘락인 효과’ 톡톡
쿠팡, 견고한 시장 지배력 재확인…소비자 신뢰 회복은 선결 과제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脫)쿠팡’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유료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쿠팡 핵심 소비층 이탈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켓배송’의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 속에서 배달앱·OTT가 결합된 ‘와우 생태계’가 소비자 이탈을 막는 그물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쿠팡 배송 차량./사진=쿠팡 제공


16일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64만명으로 전월 대비 약 35만 명 감소했다. 다만 올 1월 MAU가 지난해 12월 대비 83만 여 명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는 한층 둔화됐다. 이달 1~6일 일간활성이용자수(DAU) 평균이 전년동기대비 9.5% 높게 나타나는 등 ‘탈팡’ 움직임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기반 생태계가 강력한 ‘락인 효과’를 발휘하면서 탈팡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 초기 경쟁 이커머스들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강조하며 ‘로켓배송’의 대체재로 등판했지만, 배달앱 쿠팡이츠·OTT 쿠팡플레이가 결합된 와우 멤버십만큼 짜임새 있는 생태계를 제시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직매입 방식에 기반한 쿠팡의 가격·배송 경쟁력 우위를 체감한 소비자들도 ‘돌팡(쿠팡으로 돌아오는)’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와우 멤버십 전용 제휴카드(PLCC)인 ‘쿠팡 와우카드’ 해지 건수는 전월 대비 약 5배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재발급 건수는 7배 이상 늘며 해지 건수를 상회했다. 쿠팡 와우카드 이용자는 플랫폼 내 구매 빈도가 높은 핵심 소비층으로 꼽힌다. 해지와 재발급 사유가 제각각인 만큼 단순 비교가 성립되진 않지만, 정보 유출 사태 후에도 핵심 소비층 중 쿠팡을 떠나기보단 계속 이용하기로 한 고객이 더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쿠팡Inc 역시 지난달 컨퍼런스콜을 통해 활성 고객 수 감소 흐름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복귀(계정 재활성화) 고객도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와우 멤버십의 경우 대부분 회원이 4분기에 멤버십을 유지했고 이들의 분기 지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면서 “최근에는 이탈률과 신규 가입 추세가 기존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수년간 구축한 대규모 물류망 기반 상품 경쟁력과 멤버십 생태계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탈팡족 유입으로 이용자수 증가 효과가 나타났지만, 신선식품·패션·리빙 등 각 플랫폼별 특화 분야를 제외하면 범용성과 편의성 면에선 경쟁력이 부족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했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신뢰 회복을 서두르지 않으면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용자수와 결제액 감소 등 ‘탈팡’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핵심 고객의 제한적인 이탈도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 기인한다는 해석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유통법 개정 등 ‘쿠팡 견제’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매출 대부분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는 쿠팡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이번 사태로 쌓인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쿠팡도 중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농가 판로를 개척하는 등 국내 상생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 지방 농어촌과 중소상공인 디지털 판로 개척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착한상점’은 지난달 기준 매출 5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매출만 약 1조9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60% 이상 성장하며 입점 업체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쿠팡은 오는 5월까지 지자체와 손잡고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한 주요 딸기 농가에서 3000톤 규모 딸기 매입을 추진하는 등 지역 농가에도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농가 및 중소상공인 판로를 확대를 지속해 지역 고용과 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관 기관과 협업해 상생 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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