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올해 청약열기로 주목을 끌었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이 연말 들어 심상치 않다. 분양단지마다 미달사태로 찬바람이 가득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대우건설의 푸르지오가 북동탄에 행복주택 등 2개 단지 분양에 나섰으나 한달 전 견본주택의 장사진의 진풍경을 연출치 못했다. 포근한 주말 날씨를 감안할 때 한겨울 비수기로 탓을 돌릴 상황은 아니었다.
동탄2 신도시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을 포함 이달 중 6개 단지에 모두 53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분양중이다. 분양 단지의 견본주택의 분위기는 관망세였다. 청약 단지마다 1순위 미달이 속출하기도 했다.
한달전 반도 유보라 3개 단지의 분양물량(2300여 가구)에 비해 물량이 두배 반이 넘으나 견본주택의 인파나 높은 청약률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동탄2 신도시는 지난달까지 수도권 핫플레이스의 하나였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21개 단지에 1만4000여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1순위 청약에만 18만여명이 몰렸다. 지난해에는 1만여명만이 1순위 청약에 관심을 보였다.
두자리 이상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만도 절반에 가까운 10곳이나 됐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3차’와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6.0’은 각각 141대 1, 6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월 들어 동탄2 분양한 단지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동탄2 분양시장이 과잉공급의 후유증에 봉착했는가, 아니면 비수기에 일시적 관망세인가에 대해 논란이 증폭된다.
현지는 12월 동탄2 분양시장이 입지와 분양가 등 공급 요인과 심리 위축 등 수요 요인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T부동산 중개사는 "동탄2의 12월 분양 입지가 남동탄과 북동탄 등 신도시 중심타운과 거리가 먼 데다 분양가마저 만만치 않았다"며 "동탄2의 수요를 뒷받침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 대기업 종사자들이 연말 구조조정으로 신규 분양시장에 일정 거리를 두면서 청약시장이 한 풀 꺽인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동탄2 분양시장은 이달들어 급랭 중이다. 남동탄 A99·A100블록에 조성되는 ‘신안인스빌 리베라3·4차는’ 총 979가구 모집에 106명만이 청약을 신청해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다.
같은달 분양한 ‘동탄자이 파일리에’ 역시 989가구 가운데 전용 59㎡A 타입을 제외하고는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동탄2 신도시 내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최근 냉각 분위기에 초조감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올 가을에 비해 크게 꺾인 것 같다”며 “향후 분양단지에서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대부분 인정했다. 인근 M부동산 관계자는 “매매 거래가 뚝 떨어졌고 문의 전화도 확실히 줄어들었다”며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A31블록에 조성되는 신안인스빌 리베라 1차의 경우 전용 101㎡ 기준으로 분양가(4억7280만원)보다 1500여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망세에 접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탄2 신도시 시장이 일시적인 침체에 있을 뿐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내년 정부의 가계부담개선 정책으로 인해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보니 분양 성적이 저조하다”면서도 “실수요자들의 유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장에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동탄 자이 파밀리에의 경우 1순위 청약마감에는 실패했지만 실 수요자들의 문의는 꾸준해 계약률은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현장 전문가 역시 지난달 분양한 단지가 대부분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남동탄 일대로 동탄2 신도시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에 대해 과장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W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반도유보라 7,8차의 경우 1순위 청약마감은 물론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인프라 구축이 안된 남동탄 단지들의 경우 흥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하는 단지들이 많은 동탄2신도시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식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안인스빌 리베라(A31블록)의 경우에도 전용 84㎡ 이하로는 매물이 없다. 전용 101㎡에 한정해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