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KDB대우증권의 새주인으로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줬다. 산은 측은 입찰가격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협약이 걸려있다면서 밝히지 않았지만 미래에셋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24일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인 이대현 부행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자 발표 뒤 “미래에셋이 가격에서도 고가를 제시했지만, 가격측면과 비가격측면을 함께 평가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이번에 선정으로써국내에서는 유래 없는 대규모의 증권사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5영업일 내 5%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하고 내년 1월 중 주식매매 계약 체결한 뒤 2월부터 마지막 확인실사를 한다. 산은은 이르면 내년 1분기에서 늦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계약에 차질이 생길 때에 대비해 차순위도 선정했나.
▲ 차순위 대상자는 선정 안했다. 현재까지 제출된 서류나 매도실사 과정에서 크게 딜에 영향 줄 만한 사안은 발견하지 못했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무산되면 어떻게 되나.
▲ 그러면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재입찰 등)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따져 봐야 한다.
-정확히 입찰 가격을 알려줄 수 있나. 미래에셋의 장점은 무엇을 꼽았나.
▲ 이번 딜이 진행되는동안 여기저기서 가격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 제가 하나 양해를 구하고 싶은 건 저희들이 이 입찰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선 비밀유지 협약을 맺고 있다. 구체적인 가격을 밝힐 수가 없다는 점은 양해를 부탁한다.
다만 미래에셋이 가격에서도 고가를 제시했지만, 저희들이 가격측면과 비가격측면을 함께 평가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비가격측면에서도 자본시장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KB금융지주나 한국투자증권도 나름대로 좋은 계획들을 많이 냈지만, 다른 기관들에 대한 계획을 말씀드리기 뭐한다.
미래에셋의 경우 초대형 증권사를 탄생시킬 수 있고, 자산관리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증권은 세일즈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임으로 합병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자본금이 증가하는 만큼 자기자본투자(PI)라던가 기업금융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증권은 AI, M&A, PF대출 등 IB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고, 저희와 관계를 맺는 동안 이같은 장점을 보여왔다.
해외 시장 진출을 지양하는 미래에셋과 잘 결합이 돼서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제공할 거라고 평가한다.
해 자본시장에 역동성 제공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가 평가하면서 가진 생각이다.
-비가격 요소에서도 미래에셋이 1등이었다는 뜻인가.
▲ 비가격 요소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는가. 3개 기관이 나름대로 인수하면 어떤 계획으로 하겠다는 게 있다. 3개 기관 모두 유수의 금융사이고, 그 계획을 어느 것이 낫다고 큰 차이 두긴 힘들었다. 아무래도 가격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격요소가 아무래도 가장 큰 요소였다.
-결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은 있었나.
▲ 선정의 최종 결정권자는 우리 이사회다. 회의 하면서 이견 없었다. 자문사나 실무자들이 잘 진행해서 현재까지는 무리없이 진행했다. 이견 없었다. 만장일치였다.
-산업은행에서 입찰 전에 내부적으로 정한 예정가격은 얼마였나. 인수 가격에는 만족하는지.
▲ 내부적으로 최종입찰 접수 전에 자문사들과 협의해서 최저매각예정가격을 결정해 놓은 바 있다. 그 가격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이번에 4개 입찰자 가운데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그 가격을 하회해 결격자로 분류했다. 가격수준 자체가 어느 정도여야 만족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적정한 수준에서 적정한 가격으로 진행하게 돼서 다행스럽다.
-대우증권 노조가 우려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무리해서 대우증권이 자산매각 대상이 되지 않느냐, 인력 구조조정이 있는 것 아니냐 등이다.
▲ LBO에 대한 우려가 언론에서 제기되니 미래에셋에서 그게 아니라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 일반론에서 이야기하면 소위 주식담보대출, 즉 인수자가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논란에서 자유롭다. 그간 LBO에서 논란된 것은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인수합병(M&A)하는 사례였다.
미래에셋이 발표한 내용처럼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문제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법률 의견이 있다. 인력구조조정도 미래에셋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 않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그런 계획을 받았다. 노조 문제는 앞으로 잘 얘기해 가면서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본다. 아무래도 M&A 당사자가 됐으니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이해한다. 여러 경로로 충분히 이야기 들으려 하고 있다.
-산은캐피탈 매각 일정은.
▲ 산은캐피탈은 이번에 한 개 기관만 응찰해서 유찰됐다. 준비되는 대로 내년 1분기쯤 다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비금융자회사 매각계획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정책금융 역할강화 방안에 따라 매각할 수 있는 투자자산들은 신속히 매각할 계획이다. 어느 것을 어느 시점에 매각하느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회사별로 상황이 다 다르다. 시장 상황도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시점이나 특정 대상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M&A 딜이라는 것이 특정 매물을 특정 시점에 팔겠다고 내놓으면 패를 내보이는 것 아니겠나. 우리도 이번 딜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태도와 의지는 확실히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비금융 자회사도 같은 자세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금융위가 11월에 비금융자회사 중 KAI, 대우조선 등 매각 계획을 이야기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게 중론인데.
▲ 금융위나 우리나 뜻을 같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비금융자회사를 우리가 보유하게 된 경위가 대부분 기업구조조정 과정서 취득한 지분이다. 사실상 비즈니스 차원에서 우리와 시너지가 거의 없다. 우리가 그런 산업에 전문가적 식견이나 통찰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은 정상화되면 빨리 팔자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말씀하신 회사들이 다 개별적 사유가 있다. 그런 사유는 정부를 포함해 모든 이해당사자와 조율할 부분이다. 시기 등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말씀드렸듯이 신속히 매각하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해조정과정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자회사 매각과 관련해서 금융위와 엇박자 있다는 느낌이 있다.
▲ 금융위와 엇박자가 난다고 전혀 생각 안한다. 우리는 정부 100% 소유의 회사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협의가 조화롭게 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이라 전체적인 경영방침, 방향이 정부정책과 순조롭게 조율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대우조선 등 여러 문제로 자금 부족했는데 큰 돈이 들어왔다. 산은 건전성 등에 어떻게 도움 될까.
▲ 매각 대금은 내년에 들어올 것이다. 8월에 매각을 발표할 때도 이것이 올해 회계에는 안 잡힌다는 말씀을 드렸다. 당시 예상대로 올해 회계에는 영향 안 미칠 것이다. 내년에 매각대금 들어오면 우리가 중견기업과 예비중견기업, 미래성장동력,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에 사용할 것이다. 아무래도 대금 들어오면 이익에는 도움될 것이고 BIS 비율 등 재무안전성 높이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