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아동학대는 2013년과 소풍 가고 싶다던 8살 의붓딸을 마구 때려 갈비뼈가 16대나 부러져 끝내 숨지게 한 울산 계모 사건과 같은 해 8살 의붓딸이 시끄럽게 한다고 수차례 배 부위를 발로 밟거나 주먹으로 때린 후 이틀간 방치해 숨지게 한 칠곡 계모 사건으로 큰 충격과 함께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칠곡 계모 사건은 지난해 5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내용은 당시 큰 충격을 던졌다. 칠곡 계모사건으로 숨진 동생의 언니는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당시 12살이었던 언니는 “집에서 화장실을 가게 되면 소변이 묻은 휴지랑 대변 묻은 휴지를 먹어야 했다”고 하는가 하면 “계모인 아줌마가 날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그런데 아빠에게 내가 발로 차서 고장났다고 하고, 너무 괴롭다. 판사님 사형시켜 주세요”라고 적어 놀라움을 던졌다.

▲ 칠곡·울산 계모에 양모·친부까지…잔혹 아동학대, 그것이 알고 싶다. 칠곡 계모 사건은 지난해 5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내용은 당시 큰 충격을 던졌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22일에는 지난해 25개월 된 입양한 딸을 학대하며 쇠파이프로 때려 숨지게 한 양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20년을 확정한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 역시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일어났다. 양모는 평소 딸에게 폭력 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행위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모는 2014년 입양한 딸이 쇠 젓가락으로 전기 콘센트 구멍에 집어넣는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쇠파이프(옷걸이용 지지대)로 30분 동안 전신을 때렸다.

당시 딸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비비며 “잘못했어요”라고 수차례 용서를 빌었지만, 양모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양모는 아이의 옷을 벗기고 화장실로 데려간 후 추위로 몸을 움츠리고 있던 딸의 얼굴·머리위에서 샤워기로 찬물을 뿌리기도 했다. 결국 25개월짜리 딸은 다음날 병원 응급실에서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 다발성 타박상 등으로 숨졌다.

지난 18일에는 11살된 초등학생 딸을 2년간 집에 감금한 뒤 폭행하고 밥을 굶기는 등 학대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인면수심 아버지도 구속됐다.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 친구는 최근까지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자신의 빌라에서 딸 을 감금한 채 굶기고 상습폭행한 혐의다.

딸은 학대를 받는 동안 1주일 넘게 밥도 먹지 못한 적이 있는가 하면 가둔 세탁실에서 허락없이 나왔다며 노끈으로 손목을 결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11살 나이에도 키 120㎝에 몸무게가 16㎏에 불과해 그동안 잔혹한 학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경찰에서 아버지는 “죄송하다”는 말만 되뇄다. 현재 경찰은 상습상해, 감금, 학대치상(이상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교육적 방임(아동복지법) 등 모두 4가지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모두 인정되면 최대 15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이는 법정형에 불과해 대법원 양형기준을 적용하면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극단적으로 11살 딸이 집에서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굶어 죽었을 수도 있었다며 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형법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뉴욕의대 교수인 셴골드는 아동학대를 ‘영혼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공포로 인해 매사에 방어적이 되며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에 시달리게 된다. 성인이 되더라도 학대의 트라우마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영혼 살인’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가 해마다 급증하면서 목숨까지 잃는 아동이 느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010년 5657건에서 지난해 1만27건으로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가해자의 81.8%는 부모다. 그 다음으로 대리양육자 9.9%, 친인척 5.6%, 어린이집 교직원 2.9%,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2.1%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아동학대 가해자가 부모들인 까닭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