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관련 토론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불참의사를 밝혔다.
29일 KT와 LG유플러스는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방송통신산업 현안과 해결방향 모색’ 심포지엄에 불참했다. 양사는 이날 발제문의 심각한 편향성으로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히고 공동 입장자료를 배포했다.
특히 발제내용 중 ‘SKT-CJHV 인수합병을 적시에 승인하고 발생되는 문제점은 인수합병 조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SKT의 주장과 요구를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핵심 쟁점사항인 유료방송 시장 획정에 있어서도 미국 AT&T·DirecTV 사례에서 ‘지역’ 기준을 누락한 것은 고의성이 심히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특정사업자를 대변하는 왜곡된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것에 심히 유감이라 밝혔다. 이어 발제 내용의 오류와 일방적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인수기업 투자로 케이블망이 기가급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주장은 CJ헬로비전이 이미 2017년까지 기가인터넷 커버리지 90%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SKT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료방송시장에서 1위와 2위 사업자간 격차가 확대되는 등 케이블업계가 지속 쇠퇴하고 있다’는 내용은 SKT가 이동전화 지배력으로 방송상품을 결합,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외도 1위 사업자와 경쟁할 대형 사업자 등장에 적극적이다’는 부분은 현실을 왜곡하며 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럽에서 추진된 동종 시장 내 인수합병에 대한 경쟁·규제 당국의 일관된 입장은 경쟁관계에 있던 사업자의 소멸에 따른 경쟁 둔화와 소비자 선택 축소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심지어 3, 4위 사업자간 합병도 불허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제문은 SKT-CJHV이 합병해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KT계열이 여전히 1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관련 시장을 전국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AT&T·DirecTV 합병을 비롯한 여러 유료방송 사업자 합병 사례에서 일관되게 관련시장을 ‘지역’으로 획정하고 있으며 발제문은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 3사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동시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열린 토론회에서도 업계는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당국은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꾸려 현재 두 회사의 합병 적정성 여부를 가리고 있으며 내년 4월 중으로 인수·합병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