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는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이 금융위원회의 내년 초 도입 발표로 가시화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의결권 행사 지침으로 지난 2일 도입방향과 세부내용이 발표되면서 전반적 원칙을 담은 초안이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의결권 행사를 부담으로 여겨 소극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에 한국예탁결제원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강화 흐름에 발맞춰 ‘펀드넷 의결권 서비스(VoSS)’를 강화에 나섰다.
30일 예탁결제원은 최근 자산운용회사를 위한 의결권 서비스의 하나로 ‘펀드넷 전자투표·전자위임장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펀드넷은 예탁원이 지난 2004년 구축한 자산운용시장 지원 플랫폼이다. 자산운용회사의 펀드 보유분에 대한 전자적 방식의 의결권 행사 및 공시에 이르는 전 과정 등을 지원한다.
예탁결제원은 펀드넷을 통해 펀드 수익증권 매매와 펀드재산 운용 관련 모든 업무를 관련회사 간 표준화·자동화된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자산운용시장에서는 팩스, 이메일 등 업계 간 비표준화 탓에 수작업 방식에 의존한 정보 송수신으로 업무 비효율성과 운영 위험이 제기돼 왔다. 2013년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분석에 따르면 펀드넷 서비스로 자산운용업계 전체 기준 연간 689억원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평가됐다.
펀드넷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서비스의 개시로 자산운용회사는 펀드 보유분에 대한 주주총회 정보 수집, 관련 의안분석뿐만 아니라, 전자적 방식의 의결권 행사까지 펀드넷을 통해 일괄 처리가 가능해진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서비스다.
전자위임장은 발행회사등 위임장 권유자가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인터넷상에 게시하고, 주주는 공인전자서명을 통해 전자적으로 위임장을 수여할 수 있게 한다.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를 통해 회사는 주주총회 의사정족수 확보가 용이해지는 한편, 주주중시 경영을 통해 회사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다. 주주총회 관리 업무의 전산화를 통해 주주총회 사무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주주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 쉽고 편리하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2월 주총 의결권 행사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으로 펀드넷 의결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서비스로 집합투자업자에게 일시, 장소, 의안 세부내역 등 주주총회 정보와 의결권 보유명세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올해 2월에는 의결권 자문기관이 작성한 의안분석보고서를 집합투자업자에게 표준화ㆍ자동화된 방식으로 송수신하는 ‘의안분석보고서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달 21일에는 ‘집합투자업자 전자투표 지원 서비스’를 개시했다.
내년에는 공시관련기관인 한국거래소 등과의 시스템 연계를 통해 집합투자업자의 의결권 공시정보를 대리 전송하는 ‘공시대행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전자투표· 전자위임장 서비스가 자산운용회사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발행회사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전자투표 참여로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정족수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