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입대한 병사들이 검정고시 과정을 준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충의고등학교 제2기 졸업식>이 지난 7일 육군 수도군단 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졸업생 중에는 사람들 마음속을 찌르는 듯한 찡한 마음과, 가슴 뭉쿨한 사연도 많았다.
특히,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병사는 물론, 언론보도나 행정관서를 통해 알고 찾아온 지역주민들도 포함되어 있다.
군 병사 중에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17살 때 집을 뛰쳐나와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자포자기 하듯 인생을 낭비하며 살았던 황인호 이병(22세), 세상을 비관하며 컴퓨터 게임만 하며 폐인처럼 지냈던 최재은 상병(23세)등을 포함, 총 16명이었다.
지역 주민들 중에는 중학교 졸업이라는 학력을 숨기고 결혼했다는 것을 남편과 자식들이 알게 될까봐 불안 초조해하며 살았던 신 모씨(53세, 안양시 동안구 범계동), 환경미화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호조무사의 꿈을 키우고 있던 이 모씨(54세,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기쁨이 누구보다 컸다.
대부분 친지나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기쁨을 나누었지만, 신 씨는 드러내놓고 웃을 수도, 주위에 자랑할 수도 없어 “혼자 화장실에서 소리내어 웃었다”며, 모든 공을 부대 지휘관과 지도 교사들에게 돌렸다
수도군단장은 이날 훈시를 통해 “ 사회에는 소외받고 있거나, 보살핌이 필요한 가정과 이웃들이 아직도 많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우리가 다소 소홀했던 것 중 하나였다"피력했다.
단장은 어어, "졸업생들은 지금부터는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력질주함으로써 먼 훗날 사회와 국가를 위해 희생·봉사하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졸업생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힘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한 후 “자신감을 배우고,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 자신들도 “누군가를 돕고 사회발전에도 기여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4월에 졸업한 1기생 35명에 이어, 이번에 졸업하는 2기 20명 전원이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고 격려해 주는 자리인 <충의고 제2기 졸업식>에는 최대호 안양시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과 검정고시 총 동문회 수석 부회장을 비롯한 검정고시 출신 선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또한, 졸업생이 속한 부대의 생활관 동료전우와 지휘관, 학부모 등 420여명이 참석해 축하 했다.
졸업생들은 교사진과 부모님들께 카네이션 한 송이와 거수경례로 그동안의 지도와 성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수도군단은 이들의 학업을 위해 군인가족과 군무원, 동료 병사 등 자원봉사자들로 교사진을 편성했다.
부사관단에서는 교사 지원 이외에도 학교 운영 전반과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전담했다.
수업은 일과 후인 오후 6시부터 4시간동안 과목별로 진행되었으며, 검정고시를 앞두고 1개월 전부터는 6개 과목에 대한 통합교육과 수준별 분반수업을 병행했다.
매일 매일 학급일지를 작성하여 과목별, 개인별 학습진도와 이해도 등 학습진도를 평가·분석했으며,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는 밤늦도록 개별지도가 이어졌다.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도 빠뜨리지 않았다. 개별 심층 면담을 통해 가정에서나 개인적인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파악했고, 모의시험이 있는 날은 근무도 조정해 주는 등 이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았다.
경기도를 비롯한 자치단체와 지역사회 유지, 동료 전우들의 지원과 격려도 이어졌다.
경기도 평생교육과는 빔 프로젝트와 대형 모니터, 앰프시스템, 책·걸상 등을 지원했다.
안양 부림저축은행 대표이사(이건선)는 창설 초기 학교 운영자금과 최신 전자칠판을 기부하고 학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도의 학교건물을 지어 기증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