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하루빨리 결판내야
어제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기득권 정치와 재벌, 정치검찰이 손잡는 특권 카르텔을 깨고, 보통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더러운 돈과 패거리로 얼룩진 정치판을 쇄신하고, 손 쉽게 돈을 벌 목적으로 서민 업종에까지 진출하는 몰염치한 일부 재벌의 탐욕을 거세하고, 공익보다는 소집단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국민으로부터 허가 받은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는 정치검찰을 뿌리뽑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약속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의 13차례에 걸친 경선은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 당초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는 뻔한 연극이 되고 말았다. 국민이 직접 뽑는 대선후보라는 명분을 내세운 완전국민참여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은 순진한 이상주의자의 발상이요 실제 운옹 면에서도 많은 잡음을 보여주듯 전반적으로 실패했다.

도대체 당의 후보를 뽑는데, 완전국민참여경선으로 뽑아버리면 당의 이념과 색깔이 희미해지고 결국 정당 후보 간의 차이가 사라지고 만다. 정치인을 뽑는 행위는 그 사람의 정책을 선택하는 것인데, 완전국민경선제로 선출하면 정책은 사라지고 인기 투표로 전락된다. 가뜩이나 한국 정치가 점차 정책은 없어지고 인물 중심으로 바뀌는 있는 경향인데, 완전국민경선제은 이런 추세를 부채질할 것이고 이는 결국 정치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킬 것이다.

이번 민주통합당의 경선은 정체가 불명한 모바일 민심이 당심을 오히려 덮어버린 꼴이 돼버려서 손학규 후보에게 불리한 게임이었다. 대의민주주의는 진짜 본선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그 후보를 뽑는 데 적용한다면 차별화 없는 ‘표준 상품’이 되고 만다. 다음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은 반드시 이를 고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고집’대로 완전경선제를 실시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 문제는 국민들의 선택권을 사실상 제한한다는 면에서 민주통합당은 폐기해야 한다.

어제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교수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들은 야당 후보 선출에 지쳤다. 모바일 선거에 실망하고 또다시 문재인-안철수 양씨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지켜본다는 건 경제도 불황인데 짜증나는 일이기도 하다. 단일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책 선거는 실종된다. 하루빨리 단일화의 결판을 내고 정정당당하게 박근혜 후보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