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이 금투협 직원의 성과급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일 황 회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투자업계에도 성과주의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협회가 모범을 보이기 위해 성과중심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50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아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직원이 호봉이 올라가면서 1억원을 받고 있으면 조직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호봉제로 연봉이 내려가지 않아 명예퇴직을 비롯한 강제 구조조정이 벌어지게 된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인력 등이 쌓이면 조직이라는 배는 결국 가라앉게 된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노조가 호봉제로 연봉도 많이 주고 정년도 보장해 달라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인만큼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대신 정년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가자는 주장이다. 이런 의지에 따라 황 회장은 우선 성과급 체계부터 뜯어고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는 현재 2급인 부장급 이상은 차등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2급 미만 직원들은 연간 업무성과 및 임직원간 차등없이 일률적으로 고정적인 성과급을 지급한다. 또 연봉제가 아닌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황 회장은 “성과급이란 말을 없애고 아예 급여에 포함시키거나 실제 업무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노조위원장이 공석이라 논의가 미진하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업계의 귀중한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황 회장은 “주 사장의 개혁이 시끄러웠던 것은 개혁과제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룹과의 문제 등 다른 변수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류의 개혁이 사회 각계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주 사장은 편집해서 쉬운 투자보고서를 보내게 하고 매도 리포트를 작성하게 하고 온라인 고객과 지점 고객의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등 원칙적으로 옳은 개혁을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주 사장은 삼성증권에서 황 회장과 함께 근무하면서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황 회장은 주 사장을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 및 감사담당 상무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또 황 회장은 “만능 계좌인 개인종합관리계좌(ISA)는 중위험, 중수익을 내는 증권형 상품으로 운용될 것이나, 판매는 증권사뿐 아니라 지점이 더 많은 은행과 보험에서도 가능하다”며 “증권사들이 좀 더 활발하게 마케팅을 하고 계좌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시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황 회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해마다 등락은 있겠지만 매년 평균 7% 성장은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며 “40년 후 국내증시는 주가지수는 3만, 시가총액은 2경원으로 각각 불어나 국내 시장이 세계 3위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