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2015년 5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시멘트 암매장 살인사건’의 범인 A씨에 대한 2심 공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A씨가 돌연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그간의 입장을 번복해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오후 2시30분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용빈)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범인 A씨는 1심 판결까지 견지했던 그간의 자백 내용을 번복하며 ‘사체유기를 한 사실은 있지만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 판결 이후 약 3개월 만에 개최된 공판에서 A씨가 주요 혐의인 살인행위를 부정한 것.

   
▲ ‘시멘트 암매장 살인사건’의 범인 A씨에 대한 2심 공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A씨가 돌연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그간의 입장을 번복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지금까지 A씨는 2015년 5월2일 서울 신림동 소재 주택가에서 당시 교제하던 여자친구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뒤 격분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아 왔다. 살해 이후 며칠 동안 시신 처리방안을 고민하다 ‘시멘트 암매장’이라는 방법을 생각해 낸 A씨는 B씨의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은 뒤 충북 제천의 한 야산에 시멘트로 암매장해 충격을 더했다.

B씨 사망 이후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A씨는 B씨의 말투를 흉내 내어 B씨 주변인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딸과 통화가 되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B씨의 아버지가 전화로 지속적인 연락을 시도하자 압박을 느낀 범인은 결국 5월18일 범행 일체를 자수한 뒤 구속, 작년 10월 1심 판결에서 징역 18년을 선고 받았다.

유족들 일부는 징역 18년 판결 직후 법원에서 실신을 하기도 했다. 그런 한편 A씨는 판결 이후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는 듯 유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항소심에 이르러 살인 혐의를 전면 부정해 반성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공판 직후 피해자 B씨의 부친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지난 번 공판부터 범인의 태도가 돌변해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며 A씨의 입장번복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벌을 받으려는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