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
[미디어펜=김태우기자]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유독 디트로이트모터쇼엔 직접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크고 작은 다양한 모터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의선 부회장이지만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디트로이트모터쇼엔 지난 몇 년간 현대차의 중요한 시점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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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미디어펜DB |
12일 현대자동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 오토쇼(NAIAS)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와 첫차 G90(국내명:EQ900)을 북미시장에 선을 보였다.
이날 정의선부회장은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네시스 브랜드가 세계 최대 럭셔리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는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문화를 쌓아왔다”며 “현대자동차만의 특별한 문화를 바탕으로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만들었다”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의선 부회장은 “전 세계 고객들 성원 덕분에 현대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럭셔리’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오는 2020년 까지 6개의 제네시스 브랜드 상품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다”며 “현대차 기술과 자원 그리고 재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에 대한 타협 없는 헌신을 보일 것이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의선 부회장은 평소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의 보좌역으로 조용한 행보로 유명하다. 하지만 유독 북미시장의 지표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만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정의선 부회장의 디트로이트 출장은 지난 2011년 현대차의 새로운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사고, 새로운 가능성)’를 직접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시 정 부회장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가장 현대적인 ‘현대차’만의 프리미엄’이란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으로 명명하고 새로운 슬로건과 관련해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는 브랜드 전략 방향성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정의선 부회장은 앞으로 현대차의 나아갈 방향성과 함께 이를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후 다시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정 부회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터쇼보다 먼저 세계 최대 가전행사였다.
전자장비가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전환시점에 다시 한 번 현대차의 신기술을 총 출동시켜 2015CES에서 기술력을 선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현대차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세계시장에 현대차의 저력을 선보였다.
특히 당시 출장중 정 부회장은 비서진도 거느리지 않고 백팩을 메고 행사장의 경쟁사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여 작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정의선 부회장은 곧바로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차세대 친환경차 LF소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이날 프로젠테이션에서 "친환경차 개발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비롯해 전기차(EV), 하이브리드카(HEV) 등 친환경차 전 부문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LF소나타 PHEV'에 대해 "현대차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 독자 개발에 성공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현대차의 우수한 친환경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이런 디트로이트모터쇼 출장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우선 자동차시장에서 갖는 미국시장의 의미가 있다.
관련업계에선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보다 큰 시장인 미국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의 격돌을 벌이고 있고 탄탄한 브랜드 충성도를 보유한 고객들의 마음을 얻으면 앞으로 브랜드 방향성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큰 시장인 중국보다도 기술력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중요한 전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한참 커나가고 있는 상황의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기술력보다도 가격경쟁력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진정한 승부를 벌이기엔 약간 부족한 면이 있다.
반면 미국시장은 이미 오랜 기간 많은 업체들이 기술력승부를 벌여왔고 고급차부터 친환경차량까지 다양한 차급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디트로이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미국시장이 보유한 이미지 때문이다”며 “중요한 자동차 시장의 거점들 중 자동차 최대 격돌지인 미국에서의 성적이 브랜드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