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취임 후 5번째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날 담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 국면과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호소하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 집권 4년차 4대 구조개혁의 성과를 반드시 이뤄내고자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최근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내용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 24년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어려운 문제에서 최대한의 합의를 이끌어낸 노력에 대해 인정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뵙게 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도출한 위안부 문제 합의에서 반드시 달성할 세가지 원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차원에서 작년에만 15차례 지방 곳곳의 위안부 관련 단체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났으며, 당시 피해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첫째, 위안부 문제에 일본군이 관여했던 사실을 확실하게 밝혀야 하고 둘째,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가 있어야 하고 셋째, 일본 정부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이 세가지 원칙이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라면서 “협상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으므로 100% 만족할 수는 없고, 이번 합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대한 성의를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 역대정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심지어 포기했던 어려운 문제였음을 강조하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때 시도조차 못한 사람들이 정치적 공격의 빌미로 삼아 무효화를 주장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일 정부의 합의 이후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이전 문제가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한일 외교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의 이상도 이하도 없다”며 “정부가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다. (사실을) 왜곡해서 말하는 것은 없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서 피해자들의 존엄이 회복되고 편안한 삶의 터전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 후 5번째로 발표된 이날 담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 국면과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호소하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 집권 4년차 4대 구조개혁의 성과를 반드시 이뤄내고자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 모두에서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국회에서 발목 잡힌 관련 법률들의 조속한 처리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법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있는 기간제법 처리 유보 의사를 밝히면서 “기간제법은 중장기 검토할 수 있으니 파견법은 받아달라. 노동개혁 시기를 놓친다면 국회는 국민의 정치가 아닌 개인의 정치만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기간제법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법안이라도 1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하자는 쪽으로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5대입법은 기간제법·파견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으로 기간제법은 종전의 2년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 더 늘려서 4년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견법은 파견 가능 사유를 확대하는 것이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이 역시 비정규직 파견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새로운 제안을 한 것에 따라 여야 간 어떤 절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한국노총의 노사정 합의 파탄 발언과 관련해서는 “9.15 노사정 대타협은 일자리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의 고통분담 실천선언이자, 국민과의 약속으로,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는 것”이라며 “노동계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큰 우려를 표했다. 또 박 대통령은 유엔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조치 결의를 앞두고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공개 담화를 통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외교적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은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동북아 지역의 안보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차원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나가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의지를 공언해왔다. 그런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이다. 앞으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