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아들의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30대 아버지가 "시신 일부를 변기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17일 A군의 아버지 B(34)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천 원미경찰서를 나서 인천지법 부천지원으로 향했다.

B씨는 "아들을 살해했느냐", "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시신을 훼손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B씨는 지난 2012년 10월 부천의 한 빌라 욕실에서 아들이 넘어져 다쳤으나 방치해 한 달 뒤 숨지자 시신을 심하게 훼손해 유기한 혐의(사체손괴·유기 등)를 받고 있다.

B씨는 아들에 대한 학대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살해 혐의는 계속 부인하고 있다.

B씨는 "평소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씻기기 위해 욕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다가 아들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며 "이후 아들이 깨어났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는데 한 달 뒤 숨졌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B씨는 시신 일부가 사라진 이유를 묻는 경찰 질문에는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리거나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실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B씨는 그러나 시신을 버리지 않고 수년간 보관한 경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장소인 B씨 지인의 집에서 B씨 소유 배낭 1개, 천으로 된 장바구니, 상자 1개를 확보했다.

특히 지인 집에서 발견된 현금 300만원이 이번 범행과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출처와 용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B씨에 대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 2명으로 법률지원팀을 구성, 다친 피해자를 장기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