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자살 계획을 세운 청소년은 가족 및 친구의 지지가 있어도 막기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즉각 개입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015 연구논문 지원사업 논문 모음집'에 실린 최우수 논문을 통해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5명 중 1명이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김재인씨가 작성한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 등이 진행한 '제10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응한 중·고등학생 중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밝힌 9438명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중 최근 1년 내에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19.2%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을 해 본 청소년의 74.0%는 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7.7%(724명)는 학교나 가정 등에서 폭력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들 중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족으로부터 이해와 관심 등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4.9%, 친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청소년은 40.4%였다.

반면 교사의 지지가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6%에 불과했다.

논문의 분석에 따르면 폭력에 시달린 경험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에게 주변의 관심 및 지지가 있을 경우 자살시도가 감소하지만, 우울감이 높거나 이미 자살 계획을 세운 청소년은 주변의 지지마저 자살시도를 잘 막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미 자살 실행 계획까지 세운 경우라면 친구나 가족들도 막을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라며 "이런 때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소년 상담센터 이용 비율이 0.4%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검사 결과에 따라 전문가가 즉각 개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