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대해 대다수 고등학생이 알고 있으며 성적과 경제수준이 상위권인 학생이 중하위권 학생보다 일베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시대정신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중고등학생의 맹목적 극단주의 성향에 대한 연구 - 일베 현상을 중심으로’에 결과에 따르면 일베에 대해 대다수 고등학생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지난해 9월 고교생 683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일베에 대해 ‘대강은 알고 있다’거나 ‘들어 본 적이 있다’는 등 92.5%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지 경로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53.1%,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경우가 44.7%로 나타났다.

일베에 들어가는 정도를 질문한 결과 ‘거의 매일 들어간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고 ‘들어간 본 적 없이 그냥 아는 정도’라는 응답이 90.8%로 나왔다.

연구진은 “실제 들어가는 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설문조사에서 숨기는 경향이 있을 수 있어 실제 상황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들어가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남학생(87.3%)보다 여학생(94.4%), 성적이 높은 학생(82.5%)보다 성적이 중간인 학생(93.7%), 경제수준이 높은 학생(83.8%)보다 경제수준이 중간인 학생(91.1%)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이는 과거의 비행과는 다른 형태의 비행임을 보여준다”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미나 학교에 교육받은 내용과 무관한 내용들을 일베에서 학습하고 나름 우월감을 갖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베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에 대해 기타(47.0%)라는 응답과 함께 재미있어서(26.1%), 친구들이 쓰니까(21.3%)라는 응답이 많았다.

주변 친구들이 너무 빠져 있는지를 물은 결과 ‘별로 없다’는 응답이 70.0%로 다수를 차지했고 ‘깊이 빠져 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일베에 빠져 있는 친구에 대해서도 58.1%가 ‘표현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응답한 반면 ‘표현의 자유이니 상관없다’거나 ‘무조건 잘못은 아니다’는 응답은 각각 12.5%와 10.9%로 나왔다.

일베에 대한 평가는 47.4%가 ‘억지스러운 내용이 많다’, 22.3%는 ‘완전히 틀린 내용’이라고 응답했고 ‘어느 정도 맞는 내용'이라는 응답은 10.2%에 그쳤다.

일베에서 사용하는 6개의 특정 단어의 인지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김치녀(90.6%), 노무노무(80.8%) 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