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이웃집 강아지의 얼굴을 걷어차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 거짓증언을 했다가 벌금형을 선고 받은 사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포메리안의 주인 A씨는 윗집에 사는 B씨가 강아지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 마음의 상처를 입고 140만원의 치료비도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결국 B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려는 행동을 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며 당시 강아지가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면서 달려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내 행동은 신체에 위해가 가해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했다. 형법 제22조는 '위급하고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는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B씨의 주장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아지가 그를 향해 달려들기는커녕 제대로 뛸 수도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강아지는 양쪽 뒷다리 무릎뼈(슬개골) 장애를 앓고 있었다. 포메라니안 종에 흔한 증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홍득관 판사는 가해자 B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홍 판사는 "강아지의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동은 위급하고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