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 측에서 수사 무마 등 부탁을 받고 17억여원의 뇌물을 챙긴 검찰 서기관이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된 것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구지법은 27일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55) 전 서기관이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9년에 벌금 14억원, 추징금 18억6150만원을 선고했다.
오 전 서기관은 조희팔의 은닉재산을 관리한 고철사업자 현모(54·구속)씨에게서 조씨 관련 수사정보 제공과 수사 무마 등 부탁을 받고 2008년부터 5년여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15억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뇌물수수 정황을 감추려고 동업계약에 따른 투자 수익금을 돌려받는 형식으로 돈을 받았다.
또 2008년 3월 조희팔에게 3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김천 대신지구(삼애원)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장모(68·수배)씨에게서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만 22년간 검찰 수사관 등으로 일한 오씨는 2007년 8월부터 2012년 7월 사이 대구지검 특수부 수사과 소속으로 조희팔 사건 등 지역 범죄정보 수집·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한편 검찰도 "1심 형량이 구형(징역 15년)보다 많이 낮다"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지난 2004년 10월부터 4년 동안 투자자 2만9200여명을 끌어모아 2조7982억원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