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문화계에 ‘혼자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도서 베스트셀러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책의 제목은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이다. 2009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으로 스타 학자의 반열에 올라선 김정운 교수의 신간이다.
‘고립을 통한 몰입’을 추구하는 이 책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예술가적 면모를 선보이면서 “외로움을 피해 관계로 도피하지 말라” “남의 의해 바뀌면 참 힘들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2010년작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역시 2015년 여름 한국어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역시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이 책에 대해서는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와 함께 묶어서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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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2010년작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2015년 여름 한국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위즈덤하우스 제공 |
한편 영화계에서도 ‘혼자 트렌드’가 확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CJ CGV 주최로 28일 영등포구 CGV 영등포점에서 열린 '2016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주최 측은 지난 2015년 CGV 영화관을 찾은 관객 10명 중 1명은 '나홀로' 관객이었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CGV 관객을 티켓수별로 분석해본 결과 1인 티켓의 비중이 10.1%로 조사된 것이다. 2012년 7.7%, 2013년 8.1%, 2014년 9.7%를 기록한 1인 티켓 비중이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인 관람객은 주로 20대 여성(24.6%)이었다. 20대 남성까지 포함하면 1인 관람객의 비율은 37.0%까지 올라간다. ‘혼자 트렌드’가 20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향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혼자 영화보기를 선택한 이유로는 '영화에 집중할 수 있어서'(54.7%)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1인 관람객의 경우 새 영화가 처음으로 개봉되는 목요일에 극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쉽게 말해 영화 그 자체가 좋아서 누구보다 빨리 극장을 찾은 마니아들인 셈이다.
혼자 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혼밥’, 혼자 술을 마신다는 의미의 ‘혼술’이란 단어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혼자 있는 상황에 대한 위축이나 두려움은 ‘혼자의 힘’을 강조하는 새로운 트렌드와 함께 점점 과거의 유물로 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