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일부 증권사의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8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크레디트 이슈 점검 세미나’에서 “증사의 유동성 및 신용공여 영업이 확대되면서 우발채무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며 “특히 중소형사의 공격적 영업으로 일부 증권사는 자본 규모를 넘어서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지은 한신평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말 현재 1조원이 넘는 우발채무를 보유한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9개사에 달했다”며 “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100%를 넘는 증권사도 메리츠종금증권과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등 5개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고 건설사의 신용보강 여력이 저하하면서 신용공여 주체가 증권사로 확대됐고 채무보증 등에 대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 제도 변화는 중형사의 공격적 영업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채무보증 등에 대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도 대형증권사의 투자 여력은 확대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업무범위는 축소시키면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안 위원은 “신용공여성 비중이 높을수록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 손실 가능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부동산관련 익스포저가 큰 우발채무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중수익·중위험 금융상품 판매 증가로 주가 및 환위험 노출은 물론 레버리지도 증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안 위원은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금융당국의 우발채무 부담 규제는 증권사들의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