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킨 배경에는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논의가 진행 중인데도 북한이 국제사회가 금지한 도발을 거듭 이어간 것에 대한 조치로 우리가 먼저 나서 양자 차원의 대북제재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남아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수단으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도 제재)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향후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압박하는 차원이다.
또한 우리의 대북정책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가 분명하며, 긍정적으로 볼 때 향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대화 제의에 나서야 하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이날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볼 때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보다는 자신들의 갈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우리가 스스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또 “국제사회로부터 매년 각종 지원을 받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현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 북한 당국이 고통받는 주민들의 삶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제 북한 핵미사일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국제사회와 남북 주민이 북한당국의 잘못된 선택 하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됨으로써 파국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에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대북 압박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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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킨 배경에는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논의가 진행 중인데도 북한이 국제사회가 금지한 도발을 거듭 이어간 것에 대한 조치로 우리가 먼저 나서 양자 차원의 대북제재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사진=연합뉴스 |
그동안 남북관계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를 상실하는 위기와 입주기업들의 살을 깎는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 그동안 개성공단 통해서 매년 북한에 1억달러(1200억원) 가량의 현금이 들어가고 있어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 전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북한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1인당 매달 100달러가 안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밝힌 성명 내용은 북한을 향한 것은 물론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제재가 결의될 때마다 걸림돌이 되어온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이날 “앞으로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커지는 것을 막고 효과적인 대북 자금 차단을 위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근로자의 고용 차단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결정한 정부는 무엇보다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귀환 최우선하면서 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통일부 내 개성공단 상황대책본부를 개설해 공단 상황을 감시하고 철수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또 국무조정실장이 주관하는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 경제차관회의를 개최하는 등 입주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기회에 제3국의 포함한 국내외 다른 지역에 개성공단 대체 부지를 마련해나가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지난 2013년 개성공단 폐쇄 위기를 겪을 때부터 검토해온 것으로 이번에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4월 공단부지 조성 공사가 시작됐고, 그해 12월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되면서 13년차를 맞는 개성공단이 폐쇄 위기를 겪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북 측이 3차 핵실험 이후 한미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내세워 우리 측에 통행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5개월 넘게 폐쇄된 적이 있다.
이때부터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북 측 지역에 있어서 툭하면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왔고, 이번에 뼈아픈 결단이 내려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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