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免疫)은 본래 상당히 좋은 의미로 탄생했다. ‘무감각’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본래 의미는 전염병(傳染病)을 모면한다는 뜻이다. 역(疫)은 생김새 그대로 ‘병상’이다. 은 사람이 침상에 앉아서 누워있는 모습이다. 그 속에 ‘役’이 들어가있는 것이다.
면역(免疫)에서 면(免)은 토(兎)에서 왔다. 토끼가 그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면서 목숨을 건졌다는 의미로 토끼의 꼬리가 잘린 모습이 면(免)이다. 즉, 죽음을 면했다는 뜻이다. 면역(免疫)은 돌림병에서 면제됐다는 것인데, 면역의 뜻이 변질되면서 어떤 충고에도 말을 듣지 않는 것까지 사용되고 있다.
면역(免疫)은 좋은 것을 대항하는데도 사용되고, 안 좋은 것을 대항하는데도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사람은 면역력이 강해야한다. 맞다. 면역력이 약하면 절대로 안된다. AIDS가 바로 후천성 면역 결핍력으로서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병이다. AIDS에 걸리면 감기만 와도 사람은 죽고 만다. 면역력이 약해서 그렇다.
면역력은 이런 것이다. 하우스에서 키운 식물은 면역력이 약하다. 면역력은 다른 말로 인내력과 동일하다. 견디는 힘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돌로 비유하자면, 아주 높은 압력과 열에서 생성된 변성암(變成巖)이다. 퇴적암은 면역력이 약하고, 화성암도 그렇다. 면역력이 약한 퇴적암도 변성암으로 변하면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다. 면역력은 견디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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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작품, 소나무는 겨울철에도 면역력이 강해서 솔잎이 지지 않는다. 면역력은 인내력과 동일한 의미다. 월명동 소나무 사진. |
면역력의 다른 말은 습관이다. 혹은 세뇌(洗腦)와 같다. 세뇌(洗腦)란 세수(洗手)와 뜻이 같다. 손을 씻듯 뇌를 씻는 것이 곧 세뇌다. 같은 말로 계속 반복하면 뇌는 그 말로 세뇌되고 만다. 세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이 바로 광고효과다. 계속 광고로 노출하면 사람의 뇌는 그것이 옳다고 인식하는 버릇이 있다. 세뇌(洗腦)는 곧 뇌를 염색하는 것이다. 습관(習慣)이나 세뇌(洗腦)나 모두 같은 것이다.
면역(免疫)은 곧 전염병을 면제받는 것인데, 그 전염병이 만약에 매우 좋은 돌연변이성 바이러스라고 한다면 면역이 좋지 못한 것이다. 스마트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데, 여전히 면역력이 강해서 흥선대원군처럼 쇄국정책을 추구한다면, 그러한 사람의 면역력은 없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면역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가령, 담배를 피우는 것이 사람의 건강에 좋을까 조선시대 끽연(喫煙)의 이름으로 담배는 건강차로 유행한 적이 있었다. 담배를 피울수록 기침이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가 인기를 끌었다. 흡연 때문에 건강이 좋아지는 증거물이 바로 기침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생겼다. 훗날, 담배는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의학정보가 보고되었다. 이제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은 담배를 끊을 수가 없다. 담배에 대한 면역력이 생겨서 독을 독으로 여기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 면역력은 이처럼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다.
/ 한자공부 장창훈 한자강사_한자 쉽게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