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게 고마운 공간. 바로 기자실이다. 90년초부터 생긴것으로 알려진 통신사 기자실은 취재지원을 위해 마련된 유용한 공간이다.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은 탓에 통신사는 기자실을 유지하는 데 적잖은 직간접 비용을 들여야 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조금 기대에 못미치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눈에 띄고 있다.그 중 하나가 바로 실내 공기질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치명적일 수 있는 요소이다. 본 기자가 공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유독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분야이다.
미디어펜은 지난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기자실을 돌며이산화탄소 농도, 온도, 습도 등을 측정하였다. 유럽에서 5개학교 학생 5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환기율 저하로 인해 교실내 이산화탄소가 증가할 경우 학생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었다. 기자들도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한 업종으로서 신선한 공기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이번 측정이 단발성에 그쳐 정확성, 객관성 등에 있어 확증할 만한 자료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실내공기질 환경이 기자들이 장기간 취재를 원할하게 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계기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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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자실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현황(8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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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기자실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결과(8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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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기자실 이산화탄소 농도측정 현황(8월 21일) |
근무시간에 측정 결과 KT기자실은 최고가 799PPM 최저가 395PPM으로 나타났다.LG유플러스기자실은 최고가 1324PPM 최저가 805PPM으로 조사되었다. SKT기자실은 최고가 1105 최저가 691PPM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로만 보면 LG유플러스 기자실이 가장 열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KT기자실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의 다중이용시설실내공기질 관리법이나 미국냉동공조협회(ASHRAE)에서는 실내는 1000ppm이하를 권장한다. 즉 최소 공기질 기준이 1000PPM이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LG유플러스나 SKT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자주 1000PPM을 상회하였다. 이러한 환경이 지속되면 민감한 기자의 경우기사를 작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700~1000 PPM 정도만 되도건강 피해는 없지만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례로 SK텔레콤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700PPM 이상의 환경에서 2-3명의 기자가 기침을 자주 하곤 했다.
일차적으로 통신3사 기자실의 공기질은 실정법인 '다중이용시설실내공기질관리법'에서 정한 기준인 1000PPM을 넘어서는 경우가 2곳(LG유플러스, SK텔레콤)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어 기자들의 근무여건과 장기적으로는 기자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예상된다.
한편, 모 대학의 공조전문 A교수는 일반적인 공기의 쾌적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5가지를 설명하였다.온도, 습도, 기류(공기의흐름), 복사열, 공기질(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등) 등이 공기의 쾌적성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기자실의 이산화탄소농도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SK텔레콤이었는데 기자 본인이 느끼는 쾌적성은 오히려 SK텔레콤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기자실에서는 플라스틱 냄새도 났고 밀폐된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러한 의문을 A교수가 풀어준 것이다.
KT기자실은 60평에 34석의 부스와 12석의 브리핑룸이 자리잡고 있어 여유 있는 공간이 느껴졌다. LG유플러스는 15평의 공간에 10석의 좌석으로 수용인원 대비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SK 텔레콤은 15평 공간에 19석가 밀집되어 있었다.이러한 물리적 공간적 특성에 A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쾌적성을 주요하게 결정하는 기류 즉 공조구멍에서 나오는 바람이 미약한 것이 조금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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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기자실 |
업계 전문가 B씨는 일반 빌딩도 공기질이 안좋은 곳이 많다고 언급했다. 실내공기질이 나쁜 이유로는 공조시스템의 미가동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닭과 돼지 등 축사의 경우 환기시설을 철저히 하는 것에 비해밀폐형 빌딩의 경우 건물신축시에는 공조시설을 해놓지만전기를 절약하려고 공조를 가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사람이 가축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기자실 내의 불편함이 있는지 파악해보고공조개선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현재로서는 기자실 확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