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액운을 쫓고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가 오는 22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곳곳에서 열리지만 축산 농가의 마음은 무겁다.
한 달 전 전남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북상, 인접한 충남과 세종까지 번지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0일 충북도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우제류를 사육하는 9281곳 농장주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일괄 발송했다. '구제역 발생 기간에는 다중 집합 행사 참석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다.
충북에는 350여 농가가 61만5000여마리의 돼지를, 7300여 농가가 22만3000여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1300여 농가가 3만여마리의 염소를, 300여 농가는 2800여마리의 사슴을 키우고 있다. 모두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우제류다.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충남 공주의 양돈 농장에서 사료를 제공했던 차량이 충북에도 다녀가 도 방역대책본부는 외출 자제령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차량이 사료 공급을 위해 방문한 곳은 청주와 괴산의 양돈 농장 각 2곳과 영동과 증평의 양돈농장 각 1곳 등 모두 6곳이다.
사육 가축에게서 입이나 콧등, 발굽 등에 수포가 생기는 구제역 의심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도 방역대책본부는 이들 6개 농장에 14일간의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도내 모든 농장에는 다른 농장 직원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시종 지사도 지난 19일 구제역 예상 유입 경로를 중심으로 방역을 확대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축산위생연구소에 기동검진반을,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초동방역반을 설치, 가동해 신고 즉시 현장 방역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시·군별 현장 기동조치팀도 구성하도록 했다.
도 방역대책본부도 오는 24일까지를 '일제 소독주간'으로 정해 도내 모든 우제류 농장을 소독하고 있다.
도내 사육 돼지의 항체 형성률이 전국 평균(64.2%)보다 높은 79.3%를 기록,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백신 접종과 소독 등 방역 활동을 소홀했다가는 구제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도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공동방제단이나 관계기관이 보유한 광역 방제기를 총동원해 방역하고 있으며 축산 농가에는 출입을 철저히 제한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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