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외 채용여부‧규모 '미정'…실적악화가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기업의 올 상반기 공채가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상반기 채용계획이 여전히 제자리다.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이 약 140명 규모의 상반기 채용계획을 발표했지만 다른 주요은행 5곳의 경우 아직까지 채용 세부계획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이 약 140명 규모의 상반기 채용계획을 발표했지만 다른 주요은행 5곳의 경우 아직까지 채용 세부계획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미디어펜

예년에 비해 공채 계획이 늦은 건 아니지만 청년 고용에 목말라 있는 구직자들은 금융권의 채용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그나마 윤곽선이 나온 곳은 신한은행이다. 작년 총 374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하반기 채용 신입행원들에 대한 업무배치를 지난 주 마무리했다. 올 상반기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3월이나 돼야 나올 예정이다.

다만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상‧하반기 채용을 진행해 왔으니 올해도 상반기 채용에 나설 것"이라며 채용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상반기 120명, 총 420명을 채용한 국민은행의 올해 계획은 아직 불투명하다. 2015년 이전까지는 상반기 채용을 하지 않았고 작년 상반기에도 4월 초가 돼서야 채용계획이 나왔던 터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기업은행도 상반기 채용 여부와 규모를 결정짓지 못했다. 작년의 경우 3월 19일부터 상반기 채용 원서접수를 시작해 200명을 뽑았지만 올해 계획은 미정이다. 다만 기업은행 측은 '특성화고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준정규직은 00명 채용 예정으로 현재 채용시기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에 뽑은 신입사원 연수가 지난 19일에 끝났고 이번 주부터 사령장을 부여해 업무배치를 시작한다. 올해 상반기 채용 여부와 규모는 미정. 2015년 9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돼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작년에는 하반기에만 500명을 뽑았다. 

지난해 상반기 244명을 채용한 농협은행 역시 올해 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하반기에 채용한 6급 신입행원 연수가 지난 19일 끝나 이번 주부터 업무배치가 시작될 예정이라 새로운 채용계획 수립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발간한 '2015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1%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여부나 규모 면에서 금융권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 은행들의 실적까지 악화돼 올해 은행권 채용의 전망은 그다지 밝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2015년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2.6% 감소했다.

'실적 반토막' 상황이 은행권의 채용계획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