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고교 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를 일반고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제안이 등장했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를 책임자로 한 연구팀은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를 조희연 교육감에게 제출했다. 

보고서는 현행 고교체제와 고입전형제도의 문제점으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돼 고교 평준화 제도가 사실상 붕괴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반고는 입학생들의 학력이나 교육여건에서 열악한데다 현행 서울 고입 전형에서 집중적인 불이익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주로 전기고에 먼저 진학하면서 후기인 일반고는 중·하위권 학생들을 배정받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고교 체제 개편과 함께 현재의 전·후기 선발을 점차 폐기하고 3단계 배정 방안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1단계에서 특성화·마이스터고, 2단계에서 특목고·자사고·일반고가 동시에 학생을 선발하고, 3단계에서는 각 단계에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는 방안이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외고·자사고·국제고 등을 폐지하고 일반고에 통합시켜 일반고, 특성화고, 특목고(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체계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 법률 개정 등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우선 특목고와 자사고의 관리 및 장학지도를 강화하고 특목고·자사고 재지정을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대폭 줄이고, 실력 있는 일반고 교사에게 보상을 주는 인사제도를 정착시킬 것을 제안했다.

서울교육청은 해당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교 체제 개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교육부와의 의견 조율 등 여러 난제로 인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완성돼 추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보고서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또 다른 난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