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선언 진짜 알맹이는 '강기정 배제'" 평가
[미디어펜=이상일 기자]25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광주선언'과 광주 3선 강기정 의원의 공천배제 방침이 나란히 나오면서 지역 총선 정국에 파장을 몰고 왔다.

광주선언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와 함께 오히려 서울에서 알려진 강 의원 배제방침이 대시민 메시지의 핵심이 아니었느냐는 반응이 지역에서는 나온다.

더민주는 하위 20%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현역의원 중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의원들의 명단도 공개하기로 해 지역 정국을 요동치게 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25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호남의 밥과 꿈과 혼을 지키는 더불어민주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고, 호남 유능한 정치인이 차세대 지도자가 돼 제 2, 3의 김대중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요한 정치적 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호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도 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을 흡수하기에는 '알맹이'가 부족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햇볕정책 보완 의사를 광주에서 발표한 것을 두고 비판적인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으니 햇볕정책을 보완한다'는 말을 굳이 광주에서 한 이유가 의아하다는 것이다.

지역 유권자가 진정으로 듣고 싶은 선언은 당 쇄신 대책, 국민의당과 경쟁에서 차별되는 수권정당의 비전, 지지부진한 라인업 구성 등에 관한 계획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은 "김 대표의 광주선언은 호남을 자기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깎아내렸다.

오히려 강기정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 방침을 밝힌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의 국회 기자간담회 발언의 반향이 컸다.

광주선언과 연동해 지역 민심에 호소하려고 더민주가 준비한 '깜짝 카드'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더민주 소속 광주 기초단체장, 기초·광역의원 다수는 강 의원 구명에 나설 태세여서 중앙과 지역 간 갈등을 예고했다.

당으로서는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한 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해 지지율 반등을 노릴 수 있지만 반발이 지속되면 가뜩이나 위축된 지역 조직이 등을 돌릴 수도 있는 위험부담을 안게됐다.

잇단 더민주 공세의 불똥은 국민의당에도 튀었다. 김종인 대표는 하위 20%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현역의원 중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반발했지만 포함된 의원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25%의 가산점을 안고 시작하는 신인들과 당내 경쟁을 앞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더민주발 역풍'까지 맞으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록 '적진의 평가'이지만 내심 현역 물갈이를 바라는 당 일부 지도부는 더민주의 명단 공개를 반길 수 있다는 추측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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