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근 신한금융투자를 거친 증권·금융권 수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과거에 비해 높아진 신한금융투자의 위상이 주목받고 있다.
2일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사진)을 하나금융투자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전 부사장은 경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대 대우그룹과 롯데그룹에서 근무했다. 1991년 신한금융투자(당시 신한증권)로 자리를 옮겨 법인영업본부장, 경영지원본부 부사장, 리테일사업본부 부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최근에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신한증권 시절부터 지난 2002년 굿모닝증권이 신한지주에 매각돼 신한증권과 합병해 탄생한 굿모닝신한증권을 거쳐 신한금융투자로 간판을 바꿔달 때까지 20년간을 근무했다.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 합병을 주도한 뒤 2004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무려 7년간 신한금융투자 리테일총괄, 홀세일그룹 등 부사장직을 지냈다.
내부에서는 이 전 부사장이 차기 사장에 임명될 것으로 강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임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신한금융투자를 떠났다. 현 강대석 사장 취임 전까지 신한은행 출신이 사장직을 독식하던 관행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앞서 금융권에 화려하게 컴백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신한금융투자 출신이다. 이 회장은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비서실장, 홍콩현지법인 사장, 인사부장, 상무(국제, 인사, 종합금융 담당) 등 신한은행의 주요요직을 거쳤다. 지난 2002년 신한캐피탈 사장에 선임됐다.
이 회장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신한금융투자(당시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사장직에서 내려온 2009년부터 2010년에는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대구 출신인 이 회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 캠프에서 금융인모임을 이끌면서 금융권 요직 인사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다. 실제로 그는 2013년 신한금융지주 회장,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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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
사실 신한금융투자 출신 ‘사장’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것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다.
윤 사장은 2001년 LG선물에서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법인선물옵션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법인선물옵션부 상무, 국제영업본부장(상무) 등을 역임하고 트레이딩그룹 부사장을 거쳐 2011년 11월 솔로몬투자증권 사장직에 올랐다. 불과 7개월 뒤인 2012년 7월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이직한 뒤 같은해 10월부터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대표도 굿모닝신한증권에서 2004~2005년까지 부사장을 지냈다.
이처럼 신한금융투자 출신이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회사의 위상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215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지주 자회사 편입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2014년 대비 82.2% 늘어난 수치다.
그간 지주 내 신한금융투자 위상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과거 신한지주에서는 “신한금융투자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신한은행에 돈을 넣어놓는 게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실제로 2012년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신한은행 적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8.9%로 증권업계 최상위권으로 치솟았다. 특히 업황 부진 속에서도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역량 강화를 위해 인재에 투자를 많이 했고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면 전체적으로 실적이 좋아졌다”며 “최근 신한금융투자 출신 인사가 환영받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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