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저금리 격차 메워야 업계 생존"…TF 구성 예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연 10%대 중금리 대출시장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서울보증보험,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주요단체 단체장들이 참석한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저금리-고금리 간의 격차가 메워지지 않는 금리단층 현상을 우려하면서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가 '업계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 최종구 SGI서울보증사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왼쪽부터)이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및 MOU체결' 현장에서 양해각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임 위원장은 우선 "현재 우리나라 전체 대출자 중에서 약 절반 가까이가 4~7등급의 중신용자인데 이들에 대한 대출 공급규모는 약 33%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신용자는 5% 미만의 저금리 대출을 받고 중신용자와 저신용자들은 20%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이와 같은 금리단층 현상은 서민층을 중심으로 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야기하고 금리부담을 가중시키며 금융회사들도 신용도에 입각한 경영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임 위원장의 시각이었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중금리 상품 출시를 늘리고 있지만 시장 활성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작년부터 정부와 금융 당국이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시장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 5월 우리은행은 소득 없이도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위비뱅크 중금리 대출' 상품에 드라이브를 걸어 작년까지 500억 원을 끌어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들어서는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을 런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한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 '스피드업대출' 서비스를 개시해 출시 한 달 만에 대출 3500건‧신청금액 110억 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상품에 대한 열기는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산되지는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존 중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던 저축은행들이 고객을 제1은행권에 빼앗겨 '제로섬 게임'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서울보증보험,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농협 등 6개 시중은행과 신한저축 등 5개 저축은행이 향후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에 대한 세부계획을 함께 마련하는 것은 분위기 전환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 위원장 역시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서울보증보험 등 주요 금융사가 업무협약을 맺고 보증보험을 연계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기로 한 것은 중금리 시장조성을 위해 금융권이 리스크 분담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이라면서 이날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 기관의 MOU 체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별히 서울보증보험을 지목하면서 "리스크관리에 강점이 있는 서울보증이 참여한 만큼 더욱 체계적인 신용평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시장원리에 부합하고 지속가능한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발언 말미에는 "(금융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TF 구성을 비롯한 인프라와 제반 환경조성 등 필요한 일이 있다면 당국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임 위원장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좀 더 긴 안목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발언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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