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 우세한 가운데 인하 목소리도 커지는 추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숫자 세 개와 소수점 하나.

대한민국 금융시장 금리와 통화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일 열린다. 이 회의에서 결정되는 '숫자 세 개와 소수점 하나'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가 출렁인다. 작년 7월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50%에서 동결되어 있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이번에 과연 움직일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3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동결이 우세한 가운데 인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보는 견해는 거의 없다. 지난 2년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총 4회 인하했다. 이번에도 관건은 '인하냐 동결이냐'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번 달 금리 동결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면서 그 이유를 "(금리) 인하의 효과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행 금리에 추가인하 여력이 있음은 인정하면서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김상겸 교수 역시 '동결'을 예상했다. 그는 "인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반대 입장을 생각해보면 가계부채 등 빚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금리인하 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내리기도 힘들고 올리기도 힘든 덫(trap)에 걸린 상황처럼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월 23일부터 29일까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2.5%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반적인 무게 추는 동결에 쏠려 있는 것 같지만 '인하' 시점이 무르익었다고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의 경우 전달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응답자 99%가 '동결'을 예상했었다. 즉, 여전히 '대세는 동결'이지만 인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또한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초 금리인하 시점을 올해 6월과 10월로 예상했던 노무라증권은 지난 7일 '한국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하락 추세' 보고서를 내고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하고 10월 1.00%로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쓴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경상수지와 낮은 물가상승률로 완화적 통화정책에 충분한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하 근거로 들었다.

이른바 '하성근 법칙'에 의거 이번 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반농반진의 예측도 있다. 하성근 금융통화위원이 금통위에서 '인하' 의견을 내면 머지않아 한은 금리가 내려가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과 2015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에는 언제나 하 위원의 '인하 소수의견'이 분위기를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하 위원은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중요하고 그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기대나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프리덤팩토리 김정호 대표(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기준금리나 재정정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경제는 진짜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산성을 발견하고 제고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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