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반대하는 쉰들러의 시도에 강력 반대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사,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중단 촉구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사들이 현대그룹(회장 현정은) 지원에 본격 나섰다.
우진전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제조협력사 122개사와 설치협력사 50개사, 서비스협력사 82개사는 27일 일간지에 낸 광고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쉰들러의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협력사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는 현대그룹의 유동성위기를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이자, 세계 2위 글로벌 엘리베이터메이커이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주력인 현대상선의 매출급감과 부채증가에 따른 유동성위기를 겪어왔으며, 최근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를 몽땅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했다.

   
▲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사들이 27일 일부 일간지 지면을 통해 쉰들러의 유상증자 참여 반대입장을 비판하며 경영권 침탈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현대그룹은 이와함께 현대엘리베이터가 내년 상반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쉰들러는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현대그룹측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쉰들러의 반대는 현대그룹의 경영난을 틈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포석으로 현대측은 보고 있다. 현대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일한 토종이다. LG산전, 동양엘리베이터 등은 외환위기이후 독일의 티센그룹 등 외국기업에 매각됐다. 쉰들러가 만약 현대엘리베이터까지 인수하면 토종은 전멸하는 셈이다.이와함께 협력사들도 공도동망하게 된다. 승강기의 제조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LG산전등을 인수한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제조기반 육성에 관심을 갖고 않고, 오로지 승강기의 판매에만 힘써왔다. 협력사들이 쉰들러의 경영권 장악시도를 강력히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쉰들러는 현대그룹이 경영난에 몰리면 자연스레 지분을 자기네들에게 팔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쉰들러가 2대주주로서 신의성실원칙에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파트너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지 못할망정 오히려 이를 즐기면서 자신들이 인수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하이에나 같다는 지적이다.

협력사들도 쉰들러가 선량한 2대주주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10년넘게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을 인수하기위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자금지원을 빌미로 승강기 사업부의 매각을 종용해왔다는 것이다. 법원도 쉰들러에 대해 부정적이다.
법원은 쉰들러가 최근 제기한 장부열람소송에 대해 “쉰들러는 선량한 주주가 아니며, 승강기사업부를 인수하기위한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주주의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장부열람 소송에 대해 기각판결을 내린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사들은 쉰들러에 대해 생종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협력사들은 “쉰들러가 대주주로서 한 일이라고는 부당한 경영간섭,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압박, 이를 통한 끊임없는 인수시도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권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