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상선 주주들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7대 1 감자를 의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현대상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 현대상선 주주들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7대 1 감자를 의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현대상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사진=미디어펜

주총에 참석한 주주 신모씨는 “월차를 내고 주총에 참석했다. 주식이 떨어지기만 하고 막막하다.
감자를 반대하려고 왔지만 표까지 모은 상태에서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장폐지는 막아야하니 다들 원하지 않겠지만 눈물을 머금고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선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데 해운도 강력한 협조를 받아서 회사가 살 수 있게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자구책을 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해운시장 불황에 따른 운임하락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식병합의 아픔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희생과 결단 없이 자본잠식률이 79.8%에 이르는 상황을 해소하지 못해 2017년 초 상장 폐지될 우려가 크니 백 번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참석 주식 수의 88% 찬성으로 원안대로 주식합병은 통과됐다.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해 보통주 1억9670만7656주와 기타주식 1114만7143주가 각 85.71%의 비율로 감자된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감자 전 자본금은 1조2124억원이지만 감자 후에는 1732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주총에서는 현 회장과 김명철 상무가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김정범 전무(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와 김충현 상무(현대상선 재무책임자)가 선임됐다.

현대상선은 이사회가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추진하는데 더 중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현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이사보수 한도는 지난해 70억원에서 35억원으로 50% 삭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예외 없는 동참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건이 통과됨으로써 경영정상화 작업은 제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주식 병합 건으로 용선료협상, 채무조정, 자율협약, 현대증권 자산 매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상선 전 임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