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한금융그룹(회장 한동우)은 올해 초 지주회사 직제개편을 통해 기존 '시너지추진팀' 산하 스마트금융팀을 '디지털전략팀'으로 독립시켰다.
개편된 '디지털전략팀'은 본연의 업무인 디지털금융에 대한 리서치와 신사업 발굴 추진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사의 신사업과 제휴 추진에 대한 그룹의 총괄 부서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
이를 위해 지난 인사를 통해 3명을 추가 충원해 부서 인원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는 등 '디지털 금융'에 대한 한동우 회장의 의지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디지털이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하며 "창조적 혁신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신한인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역설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초 그룹 임‧부서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신한경영포럼'에서도 "진화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변화의 결과"라며 "신한도 앞으로 ICT의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세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금융업 본업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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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오른쪽)이 작년 10월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개최된 '신한 퓨쳐스랩 데모데이'에서 참여기업 부스를 돌며 각 기업의 사업모델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
특히 한 회장은 2011년 취임 직후 지주회사 내에 스마트금융팀을 만드는 등 금융환경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2012년에는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디지털금융 영역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룹 내 혁신 인재들로 구성된 신한 스마트 이노베이터스(Shinhan Smart Innovators)를 만들었으며, 이들은 '디지털 금융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ICT의 발전에 따라 비대면채널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의 출현 이후 비금융업 사업자들이 금융업에 도전하면서 금융업의 개념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금융팀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금융'이라는 용어가 스마트폰의 출현과 맞물려 생긴 신조어로서 국내에서만 사용 중이다 보니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금융'을 접목하고, 다양화되고 있는 비대면 채널을 전략적으로 아우를 수 있도록 팀명도 '디지털전략팀'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7일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데이타시스템 등 전 그룹사가 참여하는 신한퓨처스랩의 2기 웰컴행사를 실시하고 국내 핀테크 기업 16개사와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금번 신한퓨쳐스랩 2기에 참여하는 기업은 총 16개사로, 작년 1기에 선정된 기업이 주로 P2P대출, 블록체인, 외환송금의 기술을 가진 7개사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신한 측의 예상을 뛰어넘은 총 72개의 핀테크 기업이 신한 퓨쳐스랩 2기에 지원하게 되면서 참가를 신청한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과 혁신성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 당초 계획보다 선정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신한은 지난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 등을 통해 이들 선정기업과의 협업 규모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2기에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서 주목 받은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온-오프라인연계(O2O) 등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선정되면서 신한금융그룹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새로운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핀테크 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신한의 대표적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Future’s Lab)의 테마는 '상생'이다. 금융사는 핀테크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투자를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은 이를 토대로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더욱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술과 금융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델이다.
이번에 입주하는 16개 기업은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그룹사와 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되며, 입주와 동시에 시드머니 투자를 지원받음과 동시에 향후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등을 통한 직접 투자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법률, 특허, 경영컨설팅 등 외부 전문 인력도 제공받게 되며, 일산과 죽전의 신한금융그룹 전산센터를 이용한 ICT 테스트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약 6개월간의 육성과정을 통해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최종 선정되면 신한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함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내 핀테크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한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써니뱅크 & 디지털 키오스크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한민국의 모바일 전문은행의 선도자로서도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써니뱅크 출범을 통해 국내 최초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금융사에도 의미 있는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써니뱅크는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던 모바일뱅킹과는 많은 차별성을 가진다. 우선 써니뱅크에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적용돼 기존에 신한은행과의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이 가능다. 뿐만 아니라 환전, 신용대출, 해외송금 모두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타행인증서나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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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작년 12월 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
최근 써니뱅크는 기존 간편로그인 방식에서 보안성을 강화한 지문인증 로그인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번에 적용된 지문인증은 생체인증 국제표준인 FIDO 표준에 따라 구축되었으며, 보다 안전하고 최적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써니뱅크는 출시 9개월 만에 37만 건, 약 2500억 원의 실적으로 환전시장의 돌풍을 몰고 온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에 더해 새롭게 '환전모바일금고'를 선보였다.
환전모바일금고는 환율이 낮을 때 수시로 환전해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출고하는 외화 가상금고로 여기에 입고한 금액을 원화로 재환전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는 등 수수료와 환율변동에 민감한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했다.
이와 함께 환전과 관련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된다. 써니뱅크에서 제공하는 예약환전 서비스는 고객이 지정한 환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전이 이루어져 은행을 방문하거나 환율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직장인 고객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가족이나 지인에게 소액의 외화를 기프트콘처럼 보내는 '환전 선물하기'도 가능하다.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한 써니뱅크는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해외송금이 가능하다. 해외송금은 그동안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서 처리해야하는 복잡한 업무였으나 입력항목을 최대한 간소화해 빠르고 편리하게 송금신청을 완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송금수수료 면제혜택도 제공된다.
특히 'Sunny 글로벌 신한계좌 송금'은 신한은행의 해외 영업점으로 송금하는 서비스로 수수료 발생을 최소화하고 당일 내(영업시간 외에는 익영업일 내) 수취인이 받아볼 수 있다. 현재는 베트남 송금에 우선 적용하고 있으나 이른 시일 내에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송금인은 송금위치조회 기능을 통해 송금의 진행상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편리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은행권 최고의 자동차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플랫폼을 활용해 'Sunny MyCar 대출'도 선보였다. 써니뱅크의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은행방문 없이 자동차금융을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써니뱅크는 기존 직장인과 군인대출에 더해 중금리대출 상품인 'Sunny 모바일 간편대출'을 새롭게 선보였다. 빅데이터 기반의 소득추정 기법을 적용한 중금리 대출인 'Sunny 모바일 간편대출'은 소득증빙이 어려운 주부, 프리랜서 고객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신청 5분 내에 대출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으며, 기존 은행권 대출의 사각지대였던 신용등급 5~7등급 고객은 5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출신청은 기존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타행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써니뱅크 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 승인을 받은 고객은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신규 계좌 개설 후 대출금을 입금 받을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이 제고됐다.
마지막으로 써니뱅크는 스마트워치와 연동해 계좌조회, 이체, ATM출금, 바코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써니워치(Sunny Watch) 서비스도 선보였다.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꺼내지 않고 시계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편의점에서 결제를 마칠 수 있는 본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이 스마트폰 뿐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해 더욱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써니뱅크는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성을 더했다. 지난 12월 써니뱅크 출범과 함께 베트남에서도 '써니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출시됐다.
현지에서의 금융 환경과 모바일뱅킹 이용환경의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 금융상품 중심보다 패션, 미용, 한류 등 비금융 콘텐츠 제공을 통해 신규고객을 끌어들인다는 핀텐츠(Fintech+Contents) 전략으로 출시 2달 만에 회원수가 1만 명을 돌파했다.
베트남 써니뱅크 가입고객의 90%가 2~30대 젊은 층으로 향후 베트남 시장 공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9개국 141개의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가별 전략방향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최초 비대면 실명확인을 활용한 무인 셀프뱅킹창구인 'Digital Kiosk(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이며 업계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시연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직접 바이오인증을 통해 실제 OTP카드를 발급받는 등 셀프뱅킹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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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키오스크 본인확인 절차 개요 /신한금융그룹 |
특히 신한은행의 손바닥 정맥정보를 활용한 인증방식은 이미 해외에서는 10여 년간 단 한차례의 금융사고 없이 ATM의 현금출금 기능에 적용, 안정적으로 운영돼 온 검증된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에서 보관중인 생체정보가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신한은행은 인터넷과 같은 외부 접속이 불가능한 내부 폐쇄망에서만 모든 거래가 진행됨에 따라 원천적으로 외부 해킹에 의한 유출은 불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고객의 생체정보 원본을 저장하지 않고 고유한 원리에 의한 특장점만을 보관하는 동시에 이를 물리적으로 분리‧암호화한다. 이렇게 암호화된 정보도 분산 보관을 하는 체계로 관리함으로써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정보를 유출해 분리된 정보를 조합하더라도 원본 정보가 아니므로 다른 곳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신한은행에 등록된 정보와 인증 시 정보를 구분하여 처리함으로써 재이용이 불가능하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그 외에도 영업점 창구업무 중 107가지(거래량 기준 입출금창구의 90%)가 무인체계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신한은행에서는 약 3천 명의 창구 직원이 각종 카드 발급, 온라인서비스 개시‧변경 등 단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디지털 키오스크의 구축 목표를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로 언제나 환영하는 은행(Trust Services & Always Welcome)'으로 정함으로써 최대한 다양한 창구업무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설계‧반영하고, 이를 통해 영업시간에는 창구대기 시간을 줄여주고, 영업시간 외 야간이나 주말에도 이용 가능하도록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바이오인증이 등록돼 있는 고객은 일반 자동화기기와 동일하게 주중주말 구분 없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바이오인증 미등록 고객은 주중에는 오후 9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영상통화를 통한 업무처리가 가능해 고객의 은행 이용가능 시간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에 의해 업무처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모든 영업점 창구업무를 ICT 자동화 체계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모바일 채널과의 융복합 서비스가 매우 다양해지고 향후 영업점 창구 방문 고객에 대한 맞춤식 응대가 가능해져 고객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 측은 디지털 키오스크를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은행 영업점 모델로 삼아 같은 날 오픈한 모바일은행 특화서비스 써니뱅크와 기존 신한은행 통합 뱅킹 앱 '에스-뱅크'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지 영업점 채널이 열세인 글로벌 진출 전략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더불어 모바일전문은행 비즈니스와 함께 해외 수출모델로서의 타당성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미 중국, 일본 등 은행과 해외언론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며 취재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 설문조사, 사용성 테스트,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대상 인터뷰 등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개발을 진행해 은행권 최초로 편리하고 언제든지 금융거래가 가능한 '신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중심적인 사고로 금융권의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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