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중요한 교훈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완성차 시장에 부는 한국인 CEO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국내 5개사의 경우 4월 1일 부로 모두 한국인CEO로 교체되며 앞으로 완성차 브랜드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미디어펜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박동훈 부사장이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 5개사의 CEO가 한국인으로 채워졌다.

물론 지난 1월 한국지엠의 CEO로 임명된 제임스 김 사장의 경우 현재 국적은 미국이지만 태어난 곳이 한국이기에 한국인으로 봐도 무리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그간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새로운 CEO가 임명되며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과감한 시장공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이들 외에도 수입차브랜드에서 꾸준한 포지션을 이어온 수입차브랜드의 한국인 CEO들까지 인정을 받으며 당분간 국내 완성차업계의 한국인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욱이 현재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CEO자리에 포지셔닝 된 인물들은 각자의 독특한 경영방침으로 앞으로 이들의 진검승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원희 사장과 박한우 사장은 모두 재무계통에 능통한 사람으로 이름이 나있다. 현재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상황과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확실한 리스크 관리를 해줄 재무전문가를 CEO로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국내·외 영업은 물론 마케팅전문가로 작년 티볼리의 성공을 이끌며 4분기 흑자전환을 연결시킨 인물이다. 제임스 김 사장과 박동훈 사장역시 영업에 특화된 CEO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이에 3위자리를 두고 펼치는 3사의 치열한 공방전이 올 한해 완성차 시장의 큰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 CEO가 선전하고 있는 곳은 국내 브랜드 뿐 아니라 해외브랜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BMW그룹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효준 사장은 내년이면 임기가 끝날 예정이지만 이미 독일 본사로부터 추가 3년간 연임을 요청받은 바 있다. 또 김효준 사장의 대단한 점은 CEO위치에서 후임들을 인제로 육성시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 (오른쪽)제임스 킴 한국지엠 사장/미디어펜


김효준 사장은 독일본사로부터 그간의 리더십, 경영능력, 영업실적 등을 인정 받아 국내 BMW그룹 임원 최초 해외 법인장을 탄생시켰다. 또 1995년 700여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을 4만대까지 끌어올리는(2014년 기준)성과를 이룩했다.

이런 그의 노고를 인정받아 하랄드 크루거 BMW 그룹 회장은 올초 국제적인 북미오토쇼 기간 디트로이트가 아닌 한국을 방문해 김효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2001년 부임한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는 포드 자동차 판매 성장과 함께 최근 수입자동차협회 회장을 연임하면서 수입차 업계 전반을 이끄는 수장 역할을 계속하게 됐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도 2001년부터 16년째 혼다를 이끌어오고 있다. 

작년 수입차 시장에서 평규(24.2%)보다 훨씬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브랜드들도 한국인 CEO를 두고 있다.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이사는 작년 재규어와 랜드로버 판매량을 각각 41%, 53.4%씩 늘렸다. 

업계에선 이런 한국인 CEO들의 성과를 두고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한국특유의 정서를 경영방식에 잘 녹여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많은 변화를 격고 있는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올 한해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갈 지에 귀추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처음 외국인 CEO가 발령을 받아 많은 시행착오를 격어 왔던 브랜드들이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었던 한국인 출신 CEO영입으로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한국인 CEO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완성차 시장의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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