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7.3조…"대손비용 빼면 영업이익 증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산업은행이 1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은 1일 2015년 연간 경영실적 공시를 내 지난해 1조 895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산업은행이 IMF 사태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연합뉴스


이번 적자는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을 때 냈던 4조 8894억 원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산은의 이번 실적 악화는 조선‧해운업의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작년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 구조조정 이슈로 홍역을 앓은 점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여신을 제공한 기업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산은도 타격을 입은 것.

산업은행 측은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의 업황이 악화하고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 등을 하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주식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의 부실채권(NPL)은 2014년 3조 782억 원에서 작년 7조 3270억 원으로 무려 4조 2488억 원 폭증했다. 이는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에 나선 영향이다. 부실채권 비율도 2014년 2.49%에서 작년 5.68%로 3.19%p 늘었다.

기업여신 부실화로 산업은행의 대손상각비는 2014년 1조 7791억 원에서 작년 2조 8136억 원으로 급증했다.

산은 측은 작년 한 해 산은의 '실제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손비용을 반영하기 전 실적을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산은 측 관계자는 "대손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4천억 원 증가했고, 자회사 한국전력의 부지 매각이익 발생 등으로 연결 기준 1조 4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손실을 제외하면 산업은행은 지속적인 순이익 창출이 가능한 우량한 은행"이라며 "산업은행은 국가 기간산업에 금융지원을 하며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기업 구조조정을 수행하는 시장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 손상호 선임연구위원 역시 산은의 이번 실적발표에 대해 "불가피한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해당 기간산업 자체가 어려워진 부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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