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국민의당 책임론 두고 거센 공방…갈데까지 가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서울 강서 병에서 합의됐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튿날 발표 직전에 번복되고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면서 두 야당 간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정애 더민주 후보와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가 3월 31일 발표한 합의에 대해 1일 국민의당 지도부가 '당명 없이 후보자 이름만을 제시해 여론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이에 반발한 한 후보 측이 단독으로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이후 합의 번복의 책임을 두고 양측에서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김 후보는 "중앙당에서는 정당 명칭을 삭제하거나, 정당지지율 차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했지만, 한 후보는 "잠정 합의가 아닌 최종합의"였다며 "서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번복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틀어진 것이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책임론 공방으로 벌어지면서, 야당 후보 간 논의가 진행 중인 다른 지역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남 거제에서는 변광용 더민주 후보와 통진당 출신 이길종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를 논의하고 있으나 의견 차이로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대덕구는 후보 간 여론조사 방식까지 합의된 상태나 안심번호 사용이 무산돼 단일화 작업이 중단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출마한 경기 고양갑에서는 더민주가 당 차원에서 후보단일화를 촉구했으나, 박준 더민주 후보가 거부한 상태다. 4년 전 19대 총선에서 당시 심상정 후보에게 양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남구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했고 국민의당 역시 긍정적이었지만 최근 정의당 지도부가 경기 고양갑 심상정 대표의 지역구에서 더민주 후보의 출마 강행에 반발, 단일화 논의 중단을 지시하면서 논의가 막혀있다.

인천 연수을에서는 윤종기 더민주 후보와 한광원 국민의당 후보 사이에 협상이 진행 중이나 합의까지 가진 못했다.

인천 남구갑, 남동갑, 서구갑, 서구을 등 인근 선거구 야권 후보들 사이에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오가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 강서병에서 합의됐던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튿날 발표 직전에 번복되고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제까지 야권 후보단일화가 합의·성사된 곳은 7개 지역구다.

지난달 29일 강원 춘천에서 허영 더민주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이루었고 경남 창원성산에서는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

25일 경남 양산을 지역구의 서형수 더민주 후보와 경기 안양동안을 이정국 더민주 후보가 각각 국민의당 허용복 후보·박광진 후보의 후보 미등록으로 사실상의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다.

24일 경기 수원병 김영진 더민주 후보와 부산 사하갑 최인호 더민주 후보가 각각 김창호 국민의당 후보, 최민호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 선언으로 후보단일화에 성공했다.

23일 울산 북구에서는 통진당 출신인 윤종오 무소속 후보가 이상헌 더민주 예비후보의 사퇴 후 지지 선언으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이날 윤 후보와 함께 하며 최초의 야권 후보단일화에 힘을 실었다.

한편 현재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가능한 지역구는 대전 동구와 울산 남구을 및 서울·경기·수원 등 수도권 22곳을 합쳐 총 24곳이다.

서울에서는 강서갑 금태섭 더민주 후보, 종로 정세균 더민주 후보, 정호준 국민의당 중·성동을 후보 등 10명의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했다.

경기 지역 또한 고양·군포·안산·수원시 각지에서 안산단원을 부좌현 국민의당 후보, 군포갑 이학영 더민주 후보 등 10명의 후보가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전 동구에서는 강래구 더민주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제안했고, 울산 남구을에서는 송철호 무소속 후보가 임동욱 더민주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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