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고자 오는 11월 말까지 신형 대북 확성기 4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국군재정관리단은 지난 4일 고정식 확성기 24대와 이동식 확성기 16대의 입찰 공고를 냈다. 고정식과 이동식 확성기 도입에는 각각 106억7160만원, 76억7376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국군재정관리단은 고정식 확성기 입찰 공고에서 "융통성 있는 방송작전 여건 조성을 위해 노후한 고정형 대형 확성기를 고성능 확성기로 전력화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명시했다.

고성능의 신형 확성기를 도입해 기존 확성기를 교체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군은 최전방 지역 11곳에서 고정식 확성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재정관리단은 새로 도입할 고정식 확성기가 갖춰야 할 성능으로 장애물이 없는 직선거리 10㎞ 이상 지역에서 방송 내용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악천후에도 성능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국군재정관리단은 이동식 확성기 입찰 공고에서는 10㎞ 떨어진 곳에서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좌우 회전, 상하 높이와 각도 조절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요구 성능으로 제시했다.

또 이동식 확성기의 무게는 확성기를 탑재할 차량의 무게를 넘지 않아야 하며 차량은 험로 주행 능력과 경사지에서도 방송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우리 군은 최전방 지역에서 고정식 확성기와 함께 약 10대의 이동식 확성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 확성기는 출력이 뛰어나고 게릴라식으로 음향을 송출할 수 있어 북한에 더욱 위협적인 심리전 장비다.

군이 고정식 확성기와 이동식 확성기 40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한 것은 남북간 긴장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북 심리전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군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확성기 도입 규모와 예산, 구체적인 요구 성능까지 공개한 것은 허술한 보안 의식을 보여주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그동안 북한에 심리작전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최전방 지역에서 운용 중인 확성기 대수와 성능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거부해왔다.

군 관계자는 "기존 확성기 교체와 신형 확성기 도입 소요가 있어 제작업체의 경쟁 입찰을 위해 관련 규정에 따라 공고를 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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