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 2곳 중 1곳은 정권 교체 때 마다 바뀌는 정책기조와 경제적 변수 등으로 기업 관련 입법이 지속될 경우 국내 투자 축소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외국계 기업 201개사를 대상으로 ‘한국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인 55.2%가 ‘국내 투자여건이 열악하다’고 응답했다.
투자매력도에 대한 질문에는 ▲‘비슷하다’ 47.3% ▲‘매력도가 떨어졌다’ 32.9% ▲‘증가했다’ 19.8% 순으로 답변했다.
대한상의는 외국계 기업들의 국내 투자환경 부정적 평가 이유로 ‘정책 일관성 부족’ 32.5%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변수’ 27.0% ▲‘과도한 규제’ 23.4% ▲‘노사갈등과 반기업정서’ 10.8% ▲‘교육 등 사회인프라 부족’ 6.3% 순으로 답했다.
또 최근 도입됐거나 논의 중인 기업 관련 입법이 외국인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53.5%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기업규제 입법이 지속되면 한국에 대한 투자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기업은 49.8%에 달했다. 가장 부담이 되는 기업 관련 입법으로는 35.4%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입법’을 꼽았다.
또 기업 관련 입법의 문제점으로는 ▲‘피규제자인 기업과의 소통 불충분’ 39.3%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려 부족’ 38.8% 등이었다.
기업규제 입법이 투자환경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책 추진’ 38.3%, ‘규제입법보다 사회 감시인프라 구축’ 30.3%, ‘기업과 충분한 소통’ 23.4% 등을 꼽았다.
전수봉 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외국인투자 유치규모가 감소했다는 것은 경제성장동력 중 하나가 약화되고 있다는 표시인 만큼 기업경영 여건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아울러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 연구개발(R&D)센터 등 고부가가치 외국인투자 유치정책과 규제개혁 방안이 차질 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