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여소야대…與 참패 후 비대위 전환, 野 친노·친문 대거 입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16년 만의 여소야대로 시작하는  20대 국회에서는 우선 각당의 당권경쟁이 주목된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여야 계파별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일어날 전망으로 특성상 야당 내 친노 친문 인사들 중심으로 당권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탈당해 무소속으로 세종시에서 당선된 이해찬 의원과 대구의 홍의락 의원의 복당 여부도 관심사이다. 

야당은 당권경쟁이 곧 대권경쟁으로 확산될 조짐인데 비해 여당은 당 정비부터 시급한 상황이다. 우선 여당 내 친박 비박 간 헤쳐모이기가 있을 것이다.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무성 전대표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홀로 살아남아 4선 고지에 오른 유승민 당선인과 진박계로 꼽히는 박근혜정부 관료 및 청와대 참모 출신 당선인들, 친박계 다선 의원들이 계파별 생환자로 꼽힌다.

우선 무소속 연대를 결성, 유승민계로 이번 총선에 나섰던 류성걸·권은희·조해진 의원은 모두 낙선했고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던 유승민계 김세연(부산 금정)·홍철호(경기 김포을)·김명연(안산단원갑) 후보는 당선됐다.

서울 강동을 이재영 후보도 당내 유승민계로 꼽혔으나 낙선했다.

공천 파동 정국에서 탈당 후 대선 주자급까지 입지를 넓혔던 유 당선인은 당내 3명의 유승민계 당선인을 두고 당 외에서는 홀로 정치 보폭을 넓혀 가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관건은 유 당선인을 포함한 무소속 친여(親與) 당선인 7명의 복당 움직임이다.

원내 제1당의 지위를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게 된 새누리당으로서는 공천 배제했던 이들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이미 14일 안상수 당선인(인천 중동·강화·옹진)이 새누리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국회 운영 주도를 위해 새누리당이 앞으로 어떻게 활로를 찾아가며, 그 가운데 유 당선인이 희망대로 복당한 후 위축된 입지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이번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진박계 생환자들은 새누리당 주류로 편입될 것이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각각 대구 동갑 및 대구 달성에서 당선됐고,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기장에서 당선됐다. 부산 서동에 출마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승리했다.

경북 경주에서는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사장이 무소속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김승희 전 식약의약품안전처장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11번으로 당선됐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참모진 중에는 대구 중·남구에서 곽상도 전 민정수석, 대구 북갑에서 정태옥 전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인천 연수에서 민경욱 전 대변인이 당선됐고 주광덕 전 정무비서관(경기 남양주갑)과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서울 도봉을) 역시 야권 후보를 따돌리며 재선 고지를 점령했다.

대구 달서에서 조원진 현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재선 의원으로 당선됐고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진박 중에선 경기 성남분당갑의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 원장과 서울 마포갑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더민주 후보에게 뒤쳐져 낙선했다.

이들 진박계와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당내 다선의원 상당수는 친박계다. 8선 고지를 밟은 서청원 의원과 5선으로 올라선 원유철·이주영·정갑윤 의원이 대표적이다.

4선이 된 최경환·홍문종·유기준·정진석·정우택 의원과 새누리당 입당 후 당선된 조경태 4선의원도 친박으로 분류된다. 전남 순천에서 지역세를 다시 뚫고 당선된 이정현 3선의원 또한 대표적인 친박계다.

이번 20대 총선 이후 비대위 전환 및 조기 전대에 이르기까지 새누리당에게 산적한 과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새누리당의 참패와 이인제·김을동 의원의 낙선 등 최고지도부의 와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는 14일 사퇴했다.

패배를 추스르고 당 쇄신과 박근혜정부 하반기 운영의 뒷받침은 물론, 내년 대선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진박·친박계의 역할이 중추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 14일 20대 총선 참패에 대표직을 사퇴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좌). 20대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우)./자료사진=미디어펜(좌),문재인 페이스북 페이지(우)


더민주, '친노(親盧)·친문(親文)' 대거 입성

더민주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당선인 123명 중 친노·친문·정세균계 등 범주류 성향 인사들이 대거 입성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친노 운동권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 컷오프에 나섰으나 20대 국회에는 노무현정부 출신을 비롯한 친노 인사들이 다수 당선된 것이다.

친노계 당선인은 20여명으로 확인된다. 신경민(서울 영등포을)·박범계(대전 서을)·김태년(경기 성남수정)·원혜영(경기 부천오정)·진선미(서울 강동갑)·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 당선인 등이 대표적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여기에 1차 컷오프 탈락했지만 구제를 받아 경기 의정부갑에서 생환한 문희상 의원을 비롯, 안희정 충북지사 측근으로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을 꺾은 김종민 당선인과 더민주 비례대표 의원이 된 이재정 민변 사무차장도 친노로 분류된다.

야당 험지 부산에서 승리한 전재수(북·강서갑)·최인호(사하갑)·박재호(남을) 당선인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근무경력을 갖고 있다.

친노계와 더불어 이번 20대 국회에 새로이 입성한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15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가 친문계 당선인의 대부분으로 표창원(경기 용인정)·김병관(경기 성남분당갑)·조응천(경기 남양주갑)·금태섭(서울 강서갑)·김경수(경남 김해을)·서영교(서울 중랑갑) 당선인이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더민주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게 된 이철희·김현권·문미옥·제윤경·김성수·권미혁·이용득·정춘숙·심기준·이수혁 당선자도 이에 포함된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계 당선자도 상당하다.

우선 정세균 의원은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르고 6선 고지를 점령했다.

김종인 지도부 출범 이후 공천과정에서 강기정·전병헌·이미경·오영식·박민수 등 상당수 정세균계가 대거 배제됐지만 정세균계는 안규백·김영주·박병석·백혜련·김영진·김진표·김상희·백재현·김철민 당선인 등 10여명으로 꼽힌다.

정세균 의원은 자파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19대와 비슷한 수준의 계파를 형성하게 됐다.

이와 더불어 민평련과 86그룹도 기동민·우원식·우상호·김영춘·송영길·설훈·유은혜·박완주·이재정·김현권·이인영 등 10명을 훌쩍 넘는다.

결국 이번 20대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에서 친문계를 중신으로 한 범 친노계파가 당내 최대 세력을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3월 김한길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힘을 쓰지 못했던 친노·친문계는 20대 총선 이후 더민주 내에서 다시금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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