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저금리 시대에 증권업은 성장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연금 등 자산관리 시장에도 더욱 공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박 회장은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다수 증권사 직원은 증권을 은행의 서자처럼 생각하고, 주가가 좀 내려가면 직장을 걱정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유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궁극적으로 은행을 망가뜨리는 것이어서 과거 어느 시기보다 증권사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회사가 고객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하라고 하고 정작 자기는 위험 관리를 한다면서 투자를 안 하는데, 이렇게 비도덕적 집단이 어디 있느냐”며 “합병이후 적극적인 주주권 강화정책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우선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을 밝혔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가 앞으로 글로벌 투자와 퇴직연금 분야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합병 전이라도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런던 등 미래에셋대우가 진출해 있는 해외법인에 3000억~5000억원가량 증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연말이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1조5000억~2조원 수준에 달할 정도로 해외투자를 확대하겠다”며 “미래에셋대우가 인도네시아에서 투자를 잘했는데 베트남에서도 그 성공 모델을 반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현재 120조원 규모인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향후 4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블루오션’이라면서 퇴직연금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은행 주도권 중심의 확정급여형(DB)에서 투자형인 확정기여형(DC)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퇴직연금 관련 인력을 설령 적자를 내도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을 다시 일축했다. 그는 “예전에 노무라증권에 갔더니 인력이 200~300명에 이르는 점포도 있었다”며 “지점의 기능이 커지게 되면 이 같은 대형 점포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가진 자산관리 비즈니스와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를 보완해 서로 같이 하게 하면 된다. 기존 미래에셋대우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다 인정해주고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인센티브를 줄 생각도 있다”며 “기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간 지역별로 겹치는 지점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대에셋대우 노동조합 측의 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무섭지 않다.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며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세부적인 회사 운영은 홍성국 대표이사가 맡을 것”이라며 “증권사에는 원래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색깔을 갖고 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노조와의 협상 요구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합병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에 상호 협상창구 개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박 회장과 미래에셋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4일 현직 임원 5명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감은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