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간담회 개최…각종 현안 점검‧인식 공유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게 과감하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오후 신한, 우리, KEB하나, 국민, 대구, 부산, 광주, 기업, 농협 등 9개 은행 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 실행과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게 과감하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 진 원장은 "대주주의 소극적인 자세와 노조의 집단행동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적기를 놓칠 수 있다"며 "채권은행들이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원칙에 의거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 계열사만 무책임하게 버리는 '꼬리자르기'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8일 시행된 새 기업구조정촉진법(기촉법)과 관련해서는 "워크아웃 적용을 받는 채권자 범위 확대로 채권자 간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부실징후 기업의 이의제기로 평가절차가 지연될 여지가 있다"며 다소 우려하는 견해도 피력했다.

진 원장은 "새 기촉법은 모범사례(Best Practice) 확립이 필수적"이라면서 "7월까지 이뤄지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만성적인 한계기업이나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 달라"고 은행장들에게 전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는 가계대출과 관련된 논의도 진행됐다. 진 원장은 "올해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9조 9000억 원으로 작년 1분기(9조 7000억원) 수준을 웃돌았다"면서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소득 증가속도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외부충격에 따른 가계의 대응능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분할상환‧고정금리를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해 가계대출이 연착륙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진 원장은 "이 과정에서 획일적인 여신심사나 과도한 리스크 회피로 주택시장이 경색되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접근해 달라"고 부연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소액계좌를 양산하고 가입실적을 할당하면서 불완전판매와 '꺾기' 강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진 원장은 "11일 출시된 일임형 ISA 상품이 은행권에서 출시됐는데 투자권유인력 교육을 철저히 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웅섭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업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핀테크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전향적인 관점에서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장이 은행장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작년 10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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