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에서 오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종인 당대표 합의 추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합의 추대설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내 김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셀프공천’에 이어 ‘셀프추대’ 논란에 휩싸인 김 대표가 자칫 거취 문제를 고민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문 전 대표가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달라고했다”는 말로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김 대표는 경선까지 하면서 당대표가 될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차기 당대표 물망에 오른 후보들은 일제히 김 대표의 셀프추대를 비난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이 대표 ‘김종인 저격수’로 나서 시간차 공격을 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19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종인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당이 선전한 것에 대해 잘못 분석하고 있다”며 “비양심적이다. 내가 이렇게 잘했으니 전당대회에서 합의추대해주면 응할 용의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대단히 오만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셀프공천도 문제지만 셀프추대라는 게 가능한 일인가. 북한 노동당 전당대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합의 추대는 100%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는 김 대표의 과거 비리 혐의를 들추며 공격을 이어갔다. “국회의원 후보자도 공천심사 시 부정부패 비리혐의자는 공천에서 배제한다”며 “하물며 당대표 하려는 사람은 더더욱 엄격해야 한다. 민주화운동으로 감옥간 것도 아니고 비리혐의로 돈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대표 자격 기준에서 원천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지난 1994년 동화은행으로부터 2억1000만원을 받아서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사실을 겨냥한 말이다. 김 대표는 당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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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종인 당대표 합의 추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합의 추대설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내 김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친노’이자 운동권 출신인 정 의원은 지난 공천 과정에서 탈락했다. 정 의원은 “더민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정권교체 침몰한다. 더민주 선장은 아무에게나 함부로 맡겨서는 안된다. 민주정당에 걸맞는 리더십이 서야한다”며 김 대표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구에서 당선돼 대권주자로 부상한 김부겸 당선자도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대표를) 합의 추대하는 경우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아니면 별로 없었다.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은 함부로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2기 김종인 비대위원인 김영춘 당선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준비가 당헌당규상에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이 되면 (당 대표) 경선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대표 추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종인 대표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거 같은데 괜히 추대론 이야기가 나오고 또 문재인 전 대표 쪽과 자꾸 싸움을 붙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범친노계인 김진표 당선자는 “이번 선거 결과의 엄중함을 고려해서 당내 중론이 모아지면 추대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근본 원칙은 어려울수록 정도로 가야 한다. 추대를 하더라도 전당대회를 거치는 것이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김종인 당대표 추대론이 과거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2번 추대처럼 김 대표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김 대표는 자신의 당대표도 문 전 대표와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사항처럼 흘렸지만 당대표까지 사전 논의된 것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대선까지 당을 맡아달라고 이야기했다”며 자신이 당을 계속 지휘하는 것은 문 전 대표와 합의된 사실이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
김 대표는 또 총선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권정당이 되려면 당이 쓸데없는 정체성을 내세우면 안된다”며 “(문 전 대표가) 요즘에는 내 말도 안 듣는다”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문 전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 대표와 그를 영입한 문 전 대표 사이에 어떤 수준의 제휴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김 대표가 당대표 자리를 노리면서 두 사람 사이의 불편한 동거가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한 셈이다.
더민주는 이르면 20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조직강화특위, 선거관리위원회 등 전대에 필요한 기구 구성을 끝내고 전대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차기 당권 후보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외 정세균 전 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송영길 전 인천시장, 김진표 전 의원, 정청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선거 이후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사실상 대권행보로 보이는 일정을 소화함으로써 정계은퇴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했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당 통합위원장이 동행했다. 이어 19일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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