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국에서 900조원이나 판매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끈 연금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가 한국에서 출시됐다.
삼성자산운용은 21일 오전, 구성훈대표와 美캐피탈그룹의 쇼 와그너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에서 900조원이나 판매된 타깃데이트펀드를 한국형으로 새롭게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타깃데이트펀드란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상정,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이번에 출시한 한국형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서,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을 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한국형TDF상품은 은퇴시점에 따라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2020펀드는 은퇴 시점이 2020년이 되는 50대 이상, 2045펀드는 2045년에 퇴직하는 20~30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이 펀드는 퇴직시점인 2020년 이후에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기존의 연금상품이 만기 후 단지 채권투자만 이뤄지는 것과 달리 18%비율로 주식 자산을 유지하면서 계속 투자하기 때문에 구매력에 필요한 수익을 확보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으로 한국인 생애주기에 맞게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을 적용해 투자 편의성을 크게 증진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즉, 대다수 연금자산 투자자가 자산배분에 대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 은퇴시점만 정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펀드가 최적의 투자를 수행하는 TDF가 대안이란 설명이다.
현재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하고 이후 30년간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해 2045펀드에 가입할 경우, 주식비중이 청년기에는 79%까지, 그리고 은퇴시점에는 29%, 그리고 이후 30년간 18%로 배분,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투자 하게 된다.
주식펀드 내 자산 배분에서도 초기에는 성장주펀드 중심에서 인컴펀드 쪽으로, 채권도 하이일드 비중을 점차 줄이고 글로벌 채권 중심으로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하게 된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퇴직연금 가입 실태조사를 보면 퇴직연금 가입자의 74%가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심지어 DC형 퇴직 연금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며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주식 및 채권 비중을 알아서 자동 리밸런싱하는 자산배분상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캐피탈그룹의 쇼 와그너 회장은 “미국의 TDF시장은 19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시장규모가 약 7630억달러(약 900조원)규모로 성장했다” 며“한국의 금융상황과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 연금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TDF상품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도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 제도(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TDF가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 퇴직 연금 제도도 이에 맞춰 개편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래∙은퇴 대비 연금자산 관리수단으로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설정된 캐피탈그룹 6개 TDF는 3년 및 5년 연 평균수익률이 약 9~10%에 이르면서, 상위 1%에 속하는 등 미국TDF 시장에서 최상위 수익률 을 기록하고 있다. 총 보수는 2020펀드의 경우 약 0.67%, 2045 펀드가 1.10%이며(퇴직시점이 긴 펀드일수록 주식형 비중이 높음), 세금은 연금 세법이 동일 적용된다. 판매사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한투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구 대표는 “인생설계에서 재무설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실정”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운용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민의 은퇴와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연금 솔루션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