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17년 전 한 대학교수가 도난당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제2 '기이편' 1책을 숨겨온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난 문화재를 숨겨둔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문화재 매매업자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삼국유사는 1999년 1월 25일 대전의 한 대학 한문학 교수의 집에 2명의 남성이 침입해 문화재 13점을 훔쳐갔을 때 함께 도난당한 것이다.

김씨는 이들이 훔친 문화재 중 삼국유사를 2000년 1월 입수하고선 15년에 걸쳐 숨겨왔지만 김 씨가 지난해 11월 빚을 갚기 위해 경매업체에 이를 맡기면서 도난품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번에 도난품으로 드러난 삼국유사(기이편)는 고려 승려 일연이 신라·고구려·백제의 유사를 5책으로 기록한 역사서다. 도난당했던 삼국유사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며, 수사가 종료되면 피해자 가족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2명의 남성이 벌인 특수강도는 2009년 1월로 공소시효가 끝났으나, 문화재보호법상 은닉죄는 은닉 상태가 종료되는 경매 출품 의뢰일인 2015년 11월 5일부터 공소시효가 다시 시작된다.

경찰은 "피해자인 교수는 사망했으나 그의 가족이 삼국유사를 판매한 적이 없다고 하고, 김씨가 삼국유사를 구입할 만한 형편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