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보행로 오염의 주범인 껌딱지 제거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세제를 탄 물로 씻어내거나 캠핑용 토치 불로 지지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문제다.

껌딱지는 며칠 지나면 돌처럼 굳어져 제거가 어렵다. 하나씩 불로 지지거나 칼로 떼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나마 서울 종로구가 최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기존 물청소 차량보다 강력한 물줄기를 뿜는 고압 살수차를 활용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종로구는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살수차 5대를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22일 "고압살수차를 껌딱지 제거 용도로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껌딱지가 말끔하게 사라지는 것을 우연히 확인하고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살수차 운영 이후 종로구에서는 껌딱지가 많이 없어져 주로 흔적만 있다.

서울 중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일대 껌딱지와 담배꽁초 제거를 위해 노인 환경미화원을 따로 채용했다.

60세 이상 6명이 이달부터 명동 일대 환경정비를 맡았다. 구청 환경미화원과 별도로 매일 3시간씩 작업을 한다.

지방 도시 번화가에도 껌딱지 제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는 매달 한 번씩 환경미화원 40여 명이 모인다. 오래된 껌딱지는 등산용 토치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제거한다.

많은 곳에는 1㎡ 안에 20~30개씩 껌딱지가 붙어 있다.

인천 중구는 지난해 청소용역 업체와 시범 계약을 맺고 구청 앞길에 붙은 껌딱지를 뗐다. 업체 직원들이 쇠판으로 긁어 떼고 약품을 뿌려 청소했다.

그러나 차이나타운 등 주변 관광지가 많아 청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껌 천지'로 변해 소용없는 상황이다.

대다수 지자체는 껌딱지를 없애려고 갖가지 방식을 써봤으나 성과가 거의 없자 사실상 방치한 상태다.

껌딱지 청소 일정을 별도로 만들기보다 환경미화원들이 제거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환경미화원들은 껌딱지 제거에 한계를 느끼자 이제는 시민 양심에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껌딱지를 없애는 데 혈세가 낭비되고 거리가 더러워지는 만큼 버릴 때는 꼭 종이에 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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