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국군과 미군 병사들에게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우울증'과 '전투스트레스'가 꼽혔다.

국방대학교 김형래 직무교육원장(심리학 박사)는 23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국방정책연구'에 기고한 '메타(Meta) 분석에 의한 병사 자살위험 요인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메타 분석으로 도출한 우리 군 병사의 자살위험 요인은 우울, 대인관계 스트레스, 군 생활 스트레스, 군 복무 스트레스, 불안, 구타·가혹 행위, 경제적 스트레스, 가족 간 불화, 부모 스트레스 등 9개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특히 '우울'은 병사의 자살 시도 또는 자살 행동을 높여주는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군 병사들은 '우울증'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군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말한  김 박사는 "이는 직업군인 제도를 운용하는 미군의 경우 연령 면에서 우리 병사보다 높고 장기간 군 복무에 따른 다양한 경험을 통해 군 생활에 대한 적응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미군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전투 노출 경험이 자살위험을 가장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중동지역 분쟁 초창기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미군의 자살률 추이를 보면 많은 인원이 전장지역에 투입되는 육군과 해병대의 자살률이 타군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미군 병사들의 자살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위험요인은 부모 학대경험, 전투 노출과 스트레스, PTSD 등 6개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서술하면서 "특이점은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부모로부터의 학대경험이 자살에 높게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군 생활에서 주변으로부터의 긍정적인 지지와 내적으로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자아존중감 향상이 군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군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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