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대한민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26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해 지난 1분기 대한민국 GDP가 371조8450억 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단 0.4% 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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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
GDP 성장률의 이와 같은 성적은 최근 3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7%로 집계됐지만 작년 4분기 0.7%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경제가 충격을 받았던 작년 2분기(0.4%) 수준과 같은 것이라 더욱 심각하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8%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를 중심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큰 폭으로 내리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것은 내수와 수출의 부진 정도가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경제 회복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데다 구조조정 등 산적한 과제가 많아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3%대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0.2%p 내렸다. LG경제연구원(2.4%), 현대경제연구원(2.5%), 한국금융연구원(2.6%) 등 주요 연구소들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가 줄면서 0.3% 감소했다. 작년 3분기(1.1%)와 4분기(1.4%) 모두 1%대 증가율을 보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낙폭이 커진 셈이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작년 4분기 정부의 소비진작책 효과가 크게 나타난 이후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 "2분기에는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에 자동차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조금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비의 증가율은 1.3%로 작년 4분기(1.0%)보다 0.3% 포인트 올랐다. 이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1분기 재정을 조기 집행한 결과다.
작년 4분기 마이너스(-2.4%)를 기록했던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의 증가로 5.9%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면서 5.9% 감소했다.
수출은 석탄과 석유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7% 감소했고 수입은 3.5% 줄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업종별 GDP를 보면 제조업 증가율은 작년 4분기 0.7%에서 마이너스(-0.2%)로 전환됐으며 건설업은 증가율이 0.7%에서 3.2%로 상승했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0.5%로 작년 4분기(0.7%)보다 낮아졌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0.8% 줄었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0.3%p로 2014년 1분기(-0.1%p)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p로 작년 4분기(-0.4%p)에서 플러스 전환됐다. 다만 이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p 수준이다. 재고증감의 성장기여도는 -0.6%p였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1분기 경제성장률과 향후 전망에 대해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5대 부실산업에 대한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경쟁국에 비해 여력이 있는 재정의 투입 시기와 규모, 그와 결부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등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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