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충당금 해운‧조선에만 3300억 수준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임금 삭감' 문제에 대해 농협 측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일 한 언론은 NH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와 농협은행(은행장 이경섭)이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임금 삭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삭감 방식에 대한 윤곽선까지 추측하는 보도를 했지만 농협지주‧은행 측 모두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1분기에 조선‧해운업체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올해 전체 순익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최근 간부회의에서 "수익 개선을 모색하려면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농협지주와 농협은행 관계자들은 일제히 "처음 들은 얘기"라며 임금 삭감이 구체적인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보도를 통해 처음 들었다"면서 "발언 출처가 소수 경영진이 참여하는 회의인 만큼 모든 내용이 공개되진 않겠지만 현 단계에서 (임금 삭감 문제가) 구체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단계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밝혀왔다.

다만 농협지주와 농협은행이 엄청난 규모의 충당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업계 안팎에서 크게 이견이 없다. 금융감독원과 농협지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종에 올해 1분기에만 무려 3328억 원의 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이로 인해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894억 원에 그쳤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 쉽사리 '앞길'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농협의 충당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 건 맞다"면서 "지금 당장 임금 삭감이 논의되고 있진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충격이 농협 안팎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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